3년 전 고성산불 이어 또 재난 맞은 강동노회 …“4일 동안 화염 가득한 전쟁터 같았다”
총회 소속 성도 가정 가옥전소 피해 입어 … 서울광염교회·송내사랑의교회 구호 앞장

대관령까지 강원도는 평안했다. 강릉 시내를 지나 옥계면에 이르렀다. 3년 전 고성에서 맡았던 그 매운 불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주위 산들은 온전했다. 도로 옆 벚나무는 꽃까지 피어 있었다. 그 산들 위로 소방헬리콥터가 물을 가득 싣고 날아갔다.

“주여! 이 가정의 아픔을 위로하시고 다시 일어날 힘을 주옵소서!” 동해 삼척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은 열흘 동안 이어지며 ‘최장기간 산불’로 기록됐다. 동해동부교회에 출석하는 박은미 성도 가정은 산불을 피하지 못하고 집이 전소했다. 동해동부교회 양경운 목사가 박은미 성도와 두 딸 혜린 혜선 씨와 함께 피해현장을 찾아 위로하며 기도하고 있다.
“주여! 이 가정의 아픔을 위로하시고 다시 일어날 힘을 주옵소서!” 동해 삼척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은 열흘 동안 이어지며 ‘최장기간 산불’로 기록됐다. 동해동부교회에 출석하는 박은미 성도 가정은 산불을 피하지 못하고 집이 전소했다. 동해동부교회 양경운 목사가 박은미 성도와 두 딸 혜린 혜선 씨와 함께 피해현장을 찾아 위로하며 기도하고 있다.

“3년 전 산불의 아픔 남아 있는데...”

동해시에 들어섰다. 군데군데 시커먼 산들이 보였다. 산 아래 모여 있는 가옥 중에서 지붕이 탄 집들이 나타났다. 도로 옆 주유소는 바로 윗집까지 불에 탔다. 주유소 직원은 “위에 있는 산에서 불길이 내려오는데, 정말 아찔했다. 다행히 바람 방향이 바뀌어서 살았다. 그렇지 않았으면 큰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전 고성산불에 이어 강원도에서 다시 대형 산불이 일어났다. 강원도 남부인 동해 삼척과 경북 울진이 화마에 쌓였다. 장장 열흘 동안 2만4923헥타아르, 가름하기도 힘든 7540만평의 산림이 불탔다.

강동노회장 천성배 목사(동해로교회)는 산불이 발생한 4일부터 노회 산하 교회와 성도들의 상황을 살폈다. 천 목사는 “현재 강동노회 산하 교회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동해동부교회 성도의 집이 전소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양경운 목사(동해동부교회).
양경운 목사(동해동부교회).

동해동부교회 양경운 목사는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5일 오전부터 동해시 전역에 산불경보가 내려졌다.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화염과 연기가 가득했다. 4일 동안 화염이 가득하다가, 8일 오후부터 연기가 가셨다.”

“순식간에 사방에서 불길이 일었다”

양경운 목사와 함께 피해를 입은 박은미 성도를 찾았다. 박은미 성도의 집은 전소했다. 현재 국가철도공단망상수련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박은미 성도는 “아침 7시에 대피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설마 여기까지 불이 올까 생각하며 양말과 속옷만 챙겨서 나왔다”고 말했다.

박은미 성도를 비롯해 동해시에서 24가정이 가옥전소 피해를 입었다. 서울광염교회 조현삼 목사와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직접 피해 주민들을 찾아 위로하고 지원금을 전했다.
박은미 성도를 비롯해 동해시에서 24가정이 가옥전소 피해를 입었다. 서울광염교회 조현삼 목사와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직접 피해 주민들을 찾아 위로하고 지원금을 전했다.

박은미 성도의 집은 동해고속도로 옆 산 아래에 있었다. 집으로 가는 도로 변 나무들, 카센터와 상가와 집들이 모두 불탔다. 박 성도의 집 역시 남은 것이 없었다. 불에 탄 집과 창고와 우사까지 무너져 내렸다.

둘째 딸 이혜린 씨(건국대 4년)는 아르바이트를 가기 위해 오전 9시 집에 들렸다. “집 주위에 불이 없었다. 저 멀리 연기가 나고 있을 뿐이었다. 갑자기 집 오른쪽 산에서 불이 보였다. 금방 집 위쪽과 왼쪽까지 산불이 일었다. 정말 순식간에 사방에서 불길이 일어났다.”

박은미 성도의 둘째 딸 이혜린 씨(건국대 4년)가 전소된 집을 바로보며 허탈해 하고 있다.
박은미 성도의 둘째 딸 이혜린 씨(건국대 4년)가 전소된 집을 바로보며 허탈해 하고 있다.

이혜린 씨와 막내 혜선 양은 무너진 집으로 들어갔다. 함께 생활하고 잠을 자던 방은 잿더미만 남았다. 책도 옷도 생활용품도 사라졌다. 

양경운 목사는 박은미 성도와 네 자녀가 정말 귀하다고 했다. 박은미 성도와 남편이 장애를 갖고 있는데, 첫째 딸인 이혜원 씨가 처음 교회에 출석해 동생들을 전도했다고 말했다.

양 목사는 “어려운 형편에서 혜원이가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고 동생과 어머니를 전도했다. 그동안 교회에서 계속 장학금을 주면서 지원했는데, 이렇게 또 어려움을 당했다”며 마음 아파했다.

“아픔 함께 하겠습니다” 도움 이어져

박은미 씨에게 가장 먼저 달려온 사람은 서울광염교회 조현삼 목사와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이다. 박은미 씨는 조현삼 목사가 직접 찾아와 위로를 하고, 옷과 학용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혜린 씨는 “목사님께서 노트북 컴퓨터까지 사주셨다. 학교 공부를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광염교회(조현삼 목사)는 강원도 동해와 경북 울진에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조현삼 목사) 캠프를 설치하고, 재난구호와 자원봉사자 섬김에 앞장서고 있다. 긴급구호팀은 속옷과 수건, 치약, 칫솔, 위생용품 등으로 구성된 구호키트박스 300개를 마련해 이재민들에게 배포했다. 강동노회 이강선 목사와 안동노회 김용수 목사 등 양 노회 목회자들은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캠프를 운영하며, 이재민들은 물론 자원봉사자들이 편의를 돕고 있다.

송내사랑의교회 박명배 목사와 희망나눔봉사단도 생수를 비롯한 긴급구호품을 싣고 삼척 주민들 지원에 나섰다.
송내사랑의교회 박명배 목사와 희망나눔봉사단도 생수를 비롯한 긴급구호품을 싣고 삼척 주민들 지원에 나섰다.

송내사랑의교회(박명배 목사) 희망나눔봉사단도 10일 삼척시 재난대책본부를 방문해 긴급구호물품과 성금을 전달했다. 생수 1500병과 성금 100만원을 전달한 희망나눔봉사단원들은 슬픔에 잠긴 주민들을 위로했다. 

박명배 목사는 “예기치 못한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생수와 성금을 기부하게 됐다”면서, “어려움을 겪는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은미 성도와 네 자녀를 돕기 위한 모금도 시작됐다. 양경운 목사는 동해동부교회와 박은미 씨 공동으로 후원계좌를 개설했다. 양 목사는 총회와 교회들이 어려움에 처한 성도를 위로하고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후원계좌: 농협 302-1687-0562-71(박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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