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부터 교육체계까지 ‘오직 어린이’에 집중 … 김영우 목사 “올인해야 신앙계승 가능하다”

혜림교회는 교육체계도 특별하다. 개혁교회의 전통 방식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장년 성도들과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김영우 목사는 2부 어린이예배와 3부 청소년예배, 4부 청년예배까지 각 세대에 맞도록 다른 주제로 설교를 한다. 주일에 3편의 설교를 하는 김 목사는 “말씀을 전하는 것이 목회자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말씀에 집중하는 그 노력으로 청소년들도 설교를 이해하고 은혜를 받는다.
혜림교회는 교육체계도 특별하다. 개혁교회의 전통 방식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장년 성도들과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김영우 목사는 2부 어린이예배와 3부 청소년예배, 4부 청년예배까지 각 세대에 맞도록 다른 주제로 설교를 한다. 주일에 3편의 설교를 하는 김 목사는 “말씀을 전하는 것이 목회자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말씀에 집중하는 그 노력으로 청소년들도 설교를 이해하고 은혜를 받는다.

경기도 하남 미사신도시, 망월천 산책길을 따라 걷는다. 혜림교회가 우뚝 서있다. 예배당에 들어서자,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주일예배를 마친 아빠 엄마들이 영아부실과 유치부실 앞에서 자녀들을 번쩍 안았다. 키즈카페는 가족들로 복작였다. 자녀에게 간식을 먹이는 엄마의 얼굴이 환했다.

혜림교회는 고 홍선기 목사가 1972년 3월 27일 서울 강동구에서 개척했다. 2004년부터 2대 담임 김영우 목사가 시무하고 있다.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김영우 목사와 성도들은 2018년 강동구 옆 미사지구 신도시에 새 예배당을 마련했다. 혜림교회를 비롯해 많은 교회들이 신도시에 터를 잡았다. 현재 혜림교회가 가장 부흥하는 교회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주 10~20여 명이 새가족으로 등록하고 있다.

미래세대에 집중하는 혜림교회의 모습은 대예배실 벽에 걸려 있는 ‘오직 어린이’라는 교회표어에서 분명히 알 수 있다.
미래세대에 집중하는 혜림교회의 모습은 대예배실 벽에 걸려 있는 ‘오직 어린이’라는 교회표어에서 분명히 알 수 있다.

예배당에 들어선 순간부터 왜 ‘미래세대로 부흥하는 교회’라고 소문이 났는지 알았다. 예배당 1층 전체가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이었다. 영아부실 유치부실 키즈카페 놀이방 교사실까지, 교회의 얼굴인 1층에 자리하고 있다. 2층 대예배실 사랑성전에서 혜림교회가 얼마나 미래세대를 지향하는 지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표어. 오직 말씀, 오직 어린이, 오직 선교적 삶.’ ‘오직 어린이’를 표어로 명시한 교회를 본 적 없다.

김영우 목사에게 물었다. ‘오직 어린이라는 표어가 특별하다. 지역에 젊은 부부들이 많아서 전략적으로 어린이를 강조한 것인가?’

“아니다. 이곳으로 교회를 이전한 이유가 어린이 때문이고, 새 예배당을 건축할 때도 어린이를 중심에 두었다.”

김영우 목사와 성도들에게 ‘어린이’는 부흥을 위한 전략이나 도구가 아니었다. 예배당 이전을 고민하고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교육부서의 공간부족 때문이었다. 대예배실 좌석수를 2000석으로 줄여 복도 공간을 넓힌 것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다니도록 한 것이다. 계단 높이를 초등학생에 맞춰 낮춘 것도, ‘오직 어린이’ 때문이었다.

다시 물었다. ‘왜 교회를 이전할 정도로, 예배당 설계까지 어린이에 맞출 정도로 집중하나?’

“신앙계승의 위기에 처한 우리 상황, 한국교회 현실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모든 교회는 어린이에 마음을 쏟아야 하고, 온 성도들이 어린이에 올인해야 한다.”

혜림교회는 미래세대에 ‘올인’했다. 예배당의 얼굴인 1층 공간을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예배실, 키즈카페와 교사실로 채웠다. 영아부 예배실과 키즈카페(사진 아래)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예배당은 기쁨과 희망이 충만했다.
혜림교회는 미래세대에 ‘올인’했다. 예배당의 얼굴인 1층 공간을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예배실, 키즈카페와 교사실로 채웠다. 영아부 예배실과 키즈카페(사진 아래)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예배당은 기쁨과 희망이 충만했다.

미래세대 부흥과 신앙계승을 위해서 이 정도로 하드웨어에 힘을 쏟았다면, 소프트웨어도 남다를 것이다.

혜림교회의 교육체계는 여느 교회들과 다르다. 교회학교 운영체계와 교육방법과 교사역할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김영우 목사가 교회학교를 책임지는 지도목사라는 점이다. 담임목사가 교육을 목양의 핵심으로 설정한 이유 역시 신앙계승의 시급성 때문이다. “목회를 배우는 신학생과 부교역자들은 시행착오를 할 수밖에 없다. 시행착오는 목회적 자산이지만, 지금 우리는 시행착오를 하면서 교육하면 안된다.”

두 번째 특징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어른들과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혜림교회는 주일 2부 예배를 ‘어린이예배’라고 부른다. 3부 예배는 ‘청소년예배’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부모들과 함께 주일예배를 드린다. 단순히 예배를 보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인도자, 성가대원 등을 맡아 ‘예배에 참여’한다. 

어린이가 예배 인도자로 서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부모와 교사가 함께 복장부터 예배순서와 사회방법 및 기도문까지 준비하고 연습시킬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 예배와 신앙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것, 어린이가 예배에 참여한 경험을 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세 번째는 연령별 학년별 분리 교육이 아닌 통합형 교육이다. 혜림교회는 이것을 ‘전학년제도’라고 부른다. 전학년제도는 9세부터 13세까지 연령이 다른 초등학생들을 한 반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청소년부 역시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통합해서 반을 구성하고 교육한다. 

학년과 연령에 따라 교육 이해도는 다르다. 그럼에도 전학년제도가 가능한 이유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주일예배를 드리고, 그 설교를 바탕으로 각 반에서 성경교리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혜림교회는 웨스트민스터신조를 활용한 교재 <디딤돌>을 제작해 교육하고 있다. 각 반 교사들이 예배 후 <디딤돌>로 교리교육을 한다.

네 번째는 미래세대에게 기독교세계관을 교육하는 요셉총무사역원이다. 말씀과 교리로 신앙의 뼈대를 세워주고, 그 위에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미래세대들이 기독교세계관으로 바른 삶을 살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박금숙 교사는 유치2부 5반 담임을 맡아 사역하고 있다. 미사지구로 이사를 와서 혜림교회에 출석했다. 박 교사는 처음 혜림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때 놀랐다고 했다. “(예배 시간에) 목사님이 교리로 말씀을 해주신다.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도 놀랐는데, 아이들이 이 교리 설교를 들을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박금숙 교사는 “내 착각이었다. 우리 아이도 아동부인데, 말씀을 이해했고 말씀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또 매일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날주>도 아이들과 같이 하니까 정말 좋다”고 말했다.

<날주>는 ‘날마다 주님 음성 아래서’의 줄임말로, 맥체인성경읽기표를 따라 혜림교회에서 제작한 매일성경묵상집이다. 자녀교육을 교회에만 맡기지 않고 가정에서 부모가 신앙교육을 하는 것도 혜림교회 교육의 특징일 것이다.

혜림교회의 교회교육을 듣다보니 떠오르는 교회가 있었다. 전통적인 개혁파 장로교회의 교육이었다. 부모를 자녀 신앙교육의 책임자로 여긴다는 것, 자녀와 부모가 함께 예배를 드린다는 것, 교리교육을 강조한다는 것 등, 개혁교회의 전통 교육체계와 닮아 있었다.

한국교회는 지난 20년 동안 ‘다음세대 위기’를 외쳤다. 그 다음세대들은 이제 한국사회를 주도하는 세대가 됐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여전히 다음세대 위기라고 한다. 20년 동안 시도했던 교육체계로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혜림교회 교육체계를 그래서 주목해야 한다. 혜림교회는 전통적이라며 무시했던 개혁교회의 교육 방식을 과감하게 실천했다. 부모들은 그 전통을 새로운 교육으로 느끼고 효과를 체험하고 있다.

전통으로 교육혁신을 일으키는 혜림교회는 미래세대 신앙계승에 성공할 증인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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