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지구지킴이]

봄이 왔다. 교회당 주변 가까운 자연으로 나아가 주변의 생명들을 만나자. 그 생명과 함께 사는 길을 걸어보자.
봄이 왔다. 교회당 주변 가까운 자연으로 나아가 주변의 생명들을 만나자. 그 생명과 함께 사는 길을 걸어보자.

하나님은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고, “참 좋다”하셨다. 하늘과 땅, 물은 말씀하신 대로 빛과 생명을 내었고, 모든 것이 창조의 흐름과 리듬에 맞춰 살았다. 우리도 그 흐름과 리듬에 맞추어 살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창조의 때를 기억해내어 순응하려면 기본적으로 자연을 가까이하며 그를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계절과 함께 생명에 말을 걸어보고 귀 기울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 곁에는 늘 살아 숨쉬는 자연이 있다. 고요히 바라볼 시간만 낼 수 있다면, 자연은 하나님이 지으신 크고 작은 동식물과 다양하게 만날 수 있게 안내한다. 그들이 서로 지지하고 돕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습지로 시선을 돌려볼까. 습지는 물이 흐르다 고이는 오랜 과정을 거쳐 형성된 곳이다. 많은 생명체에게 서식처를 제공하면서 생태계를 안정되게 유지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곳은 인류의 삶과 함께한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져 있을 뿐 아니라 생명을 넉넉히 품고 있어 ‘생태보고’라 불린다. 하지만, 우리는 그 진가를 잘 알아보지 못한다. 오히려 효율적 이용이라는 명분 아래 땅으로 메워 그 면적은 급격히 감소했고, 아직 남아있는 곳들도 우리가 흘려버리는 온갖 쓰레기들로 오염되고 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아직 남아있는 아름다운 곳, 자연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오지 않을 것 같던 봄도 새 생명의 소식과 함께 성큼 다가섰다. 개울가 연못 갯벌도 좋고, 산과 들과 바다도 좋다. 집 근처 모퉁이 숲도 좋다. 자연으로 나아가 살아 있는 생명을 만나서 말을 걸어보자. “이제 모든 짐승에게 물어보라. 그것들이 네게 가르치리라. 공중의 새에게 물어보라. 그것들이 또한 네게 말하리라. 땅에게 말하라. 네게 가르치리라. 바다의 고기도 네게 설명하리라”(욥 12:7~8) 하셨으니, 말을 걸고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하나님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은 그의 지으신 만물을 보고서 깨닫게 된다(롬 1:20)고 했다. 그분이 자연을 통해 보이시는 것을 모른다고 핑계 댈 수 없도록 우리는 창조되었다. 하루 두 번밖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갯벌일지라도, 기억을 더듬어 자세히 살피면 창조의 은총으로 ‘지구’에 보내신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교회 주변 마을을 한 바퀴씩 때때로 돌며 우리가 사는 ‘지구’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본다면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천천히 홀로 걸어도 좋고, 교회학교나 구역모임 혹은 환경 사역팀을 만들어 걸어 봐도 좋다.

그와 함께, 마을 구석구석 무엇이 있는지 풀꽃과 나무는 물론 사람들의 모습을 찬찬히 바라보도록 해보자. 그 속에서 들리는 하나님의 음성에 고요히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보게 하자.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반복해서 한 바퀴씩 돌면서 마을 지도 위에 기록을 남긴다면, 사계절 우리와 함께 하는 생명과 그들의 변화를 마을지도 위에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다면 함께 사는 길이 명확해지고 실제 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지금껏 무한을 향해 질주하던 걸 그만두고, ‘지구에게로’ 그리고 ‘우리에게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자 함께 지음 받은 다른 생명들과 서로 기대어, 다른 삶을 살아내게 되길 소망한다. 

※ 이 칼럼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센터장:유미호)과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총무:이박행 목사)의 지원으로 꾸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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