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섭 교수 “남한사회 양극화 해소가 중요”
이수봉 박사 “교회재건에서 사람 세우기로”

기독교통일학회(회장:안인섭 교수)가 2월 12일 온라인을 통해 ‘새 정부에 바란다’는 주제로 학술포럼을 열고, 기독교계가 바라는 통일방안을 새 정부가 귀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

안인섭 교수는 포럼 개회사를 통해 “새 대통령과 정부는 어느 한 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모든 국민, 남과 북을 대표해서 미래를 향해 정책을 세우고 집행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남북통일을 진전시키는 것과 더불어 남한 사회의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이 통일을 위한 건강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안 교수는 한국사회의 어려움을 ‘총체적 양극화’라고 보고, 새 대통령은 서울과 지방, 강남과 강북, 극우와 극진보, 정규직과 비정규직, 청년과 장년, 남성과 여성으로 분열된 상황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개인의 인격적 삶보다는 돈과 권력에 집중하는가 하면, 무속과 사이비 종파가 권력에 집중하는 등 도덕적 무감각증에 빠져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 통일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제발제를 한 이수봉 박사(하나와여럿통일연구소)는 ‘게임이론의 관점에서 본 한국교회 북한교회 세우기의 문제점’을 발표했다. 이 박사는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북한교회 세우기는 예배당 중심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북한교회 재건 사역은 1997년 한기총이 북한교회재건위원회를 구성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한기총은 해방 당시 북한에 존재했던 2069개 교회의 주소, 지도, 설립연도, 교역자, 간단한 역사, 지리, 자연조건과 사진자료들을 수집했다. 교회들의 재건을 국내 48개 교단과 해외교회 및 개인이 담당하도록 분배했고, 통일 후 5년 내에 1만5000여 교회를 개척해야 한다는 비전을 그렸다.

2006년에 와서는 북한교회세우기연합이라는 단체가 활발하게 활동을 했다. 북한교회세우기연합은 설립 취지문에서 “한국교회는 현재 북한에 교회를 세우는 일을 각 교단이 경쟁적으로 각개약진하고 있어 대북사업에서 연대가 절실하다”면서 “북한에는 3000여 교회 재건 뿐만 아니라 1만2000개소의 개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교회 설립 뿐만 아니라 북한의 230여 개 시군구(노동자구)와 결연해서 탈북민정착돕기, 북한선교전문대학원 설립, 복지 정책 등도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에는 통일소망선교회(대표:이빌립)가 나서서 북한에 교회를 개척할 사역자들을 양성하는 ‘북한교회 개척학교’를 2021년부터 시작했다.

최근 남북관계의 경색이 지속되면서 북한교회 재건에 대한 열망은 다소 사그라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교회 건물을 세운 뒤 교회를 중심으로 북한 지역에 다양한 복지사업을 펼친다는 것과 사역자(특히 탈북인 출신)들을 양성해서 선교사로 파송한다는 두 가지 방식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수봉 박사는 “이제는 북한교회세우기를 좀 더 폭넓은 시각으로 봐야 할 때가 됐다”면서 “한국교회의 북한교회 세우기보다 북한교회의 교회 세우기로, 건물 세우기보다 성도 세우기로, 복음 전파를 위한 복지사업에서 교회의 사회개발사업으로 발상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박사는 “교회 세우기만큼 중요한 것은 남한 성도들이 북한 지역에서 직업을 가지고 일할 때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과 남한교회의 교단주의, 물량주의, 성과주의가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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