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랑스런’ <기독신문> 기자를 마감합니다. 신문사에 몸담은 25년하고도 1개월은 교단적으로, 개인적으로 숱한 에피소드와 숨겨진 이야기로 가득하기에 짧은 기자수첩이 더 짧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자신있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부족한 사람이 교단과 한국교회에 작은 흔적이라도 남기는 존재로 쓰임받은 것은 은혜요 감사입니다.

25년의 취재현장은 솔직히 은혜보다는 언제나 아슬아슬한 경계선상이었습니다. 제가 기자로 입문할 때가 흔히 말하는 한국교회 침체기의 시작 지점이었으니, 긍정적인 소식보다는 온갖 갈등과 분열, 추문, 지탄이 더 컸습니다. 그러니 기자이기에 앞서 신앙인의 한사람으로서 하나님의 영광 가리움에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럼에도 복음은 생명력 있기에, 여전히 한 영혼을 붙들고 애절하게 목회하는 목회자들이 있기에, 교회를 사랑하며 순수하게 신앙생활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기에, 교회만이 유일한 희망임을 믿고 기도하며 건강하게 세우려는 노력들이 있기에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를 응원하고자 긍정적인 소식, 방향과 시각을 넓히려는 글을 쓰려 노력했습니다. 물론 의욕에 비해 많이 부족했지만요.

기도운동이 한창이지만, 애석하게도 교단 곳곳은 여전히 흉흉합니다. 노회와 교회의 분쟁이 총량적으로 커지고 깊어집니다. 어떤 중재와 판결조차도 먹히지 않는 폭주기관차 같은 형국입니다. 상식적으로 여기서 은혜와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세상은 점점 종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시대인데, 다툼과 분쟁 가득한 곳에서 진리를 추구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지요.

일반인 눈높이에서는 종교다움을, 신앙인 입장에서는 십자가 복음의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 가장 바르고, 빠른 전도입니다. 정치논리, 이원론 입장에서 자기합리화가 아닌 보편종교 개념에 부합한 모습만 회복하더라도 더 나은 환경이 될 것입니다. 최소한의 상식선만 견지해도 생명력 있는 복음은 영향을 발휘할 것이란 의미입니다. 이런 한국교회가 되길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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