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혜성교회, 경신중고등학교 입구에 언더우드기념관 건축
미래 향한 도전 기꺼이 돌파 …“다음세대 세우는 사명 다할 터”

‘새로운 출발’이라는 표어 앞에서 말씀을 선포하고 있는 정명호 목사.
‘새로운 출발’이라는 표어 앞에서 말씀을 선포하고 있는 정명호 목사.

교회마다 남모를 철학과 가치, 그리고 목회자와 성도들의 감동적인 사연과 헌신으로 예배당이 지어진다. 그러기에 교회의 건축은 돈이 아닌 믿음으로 건축한다는 말을 곧잘 사용한다. 새로운 예배 처소에서 의미 있는 새해를 맞이한 서울 혜성교회(정명호 목사)는 이러한 믿음에 더해, ‘가치’와 ‘미래’를 담은 예배당을 마침내 건축했다. 혜성교회는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경신중고등학교 부지에 연건평 3500평 규모의 웅장한 예배공간을 건축했다. 혜성교회의 예배당이 왜 보이지 않는 가치로 지어졌는지,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혜성교회가 최근 경신중고등학교 입구에 언더우드기념관을 건축하고, 교회의 미래와 다음세대의 가치를 빛나게 할 사역을 시작했다. 혜성교회 구성원들의 절박함과 거룩한 헌신으로 세운 언더우드기념관 외부 전경과 내부 예배당 전경(사진 아래).
혜성교회가 최근 경신중고등학교 입구에 언더우드기념관을 건축하고, 교회의 미래와 다음세대의 가치를 빛나게 할 사역을 시작했다. 혜성교회 구성원들의 절박함과 거룩한 헌신으로 세운 언더우드기념관 외부 전경과 내부 예배당 전경(사진 아래).

건축 뒷이야기

혜성교회는 1948년 종로구 혜화동에서 설립, 같은 자리에서 74년의 역사를 이어온 교회였다. 서울성곽이 관통하는 지리적·역사적 요인으로 재건축은 불가했고, 연립주택 밀집지역 특성상 공간 확장과 주차공간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대안으로 주일예배 시간에 인근 경신중고등학교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사용해 왔다. 그런데 학교에서 인조잔디구장을 설치하면서 주차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혜성교회는 미래를 위한 도전이냐, 성장과 변화를 거듭하는 역동성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할 것이냐, 양자택일을 놓고 고민이 컸다.

이후 학교 측과 협의를 하면서 혜성교회가 건물을 지어 학교에 기부하기로 했고, 지난 2017년 6월 18일에 경신학원과 언더우드기념관 건축 협약서를 체결했다. 혜성교회가 언더우드기념관을 건축해 학교에 기증하고, 그 공간을 혜성교회가 예배당으로 빌려 쓰는 결정을 한 것이다. 예배당 명칭을 언더우드기념관으로 명명한 것은 경신중고등학교가 1885년 언더우드 선교사가 설립한 언더우드학당을 모체로 한 137년 된 기독교학교이기 때문이다.

언더우드기념관 규모와 의미

혜성교회의 언더우드기념관은 연면적 1만1607제곱미터에 지하 4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여기에 1200석 규모의 예배당(강당)과 실내체육관, 200대를 수용하는 주차장, 주일학교 교육 공간, 소그룹실, 카페 등의 시설을 갖췄다. 이번 건축으로 혜성교회는 74년 만에 새로운 터전에서 새 예배공간과 부속시설을 갖추게 됐다. 학교 역시 숙원이었던 강당과 실내체육관 등 현대적인 시설을 갖게 됐다.

건축을 하면서 학교를 배려하는 혜성교회의 노력이 돋보였다. 교회가 학교를 점령한다는 인식을 주지 않으려 학교 설립자의 이름으로 건물을 명명하는 한편, 공간 이용에 있어 학생들과 교인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세밀하게 설계했다. 대표적으로 학생들이 야외운동장에서 바로 실내체육관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건축에는 245억원이라는 적잖은 재정이 들어갔다. 당초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를 계획했다. 하지만 이후 법규가 바뀌어 지상 3층까지 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 지하층을 늘리다보니 건축비가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혜성교회는 기존 예배당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 중인 대안학교, 유치원, 청소년공부방 등 다음세대를 길러내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언더우드기념관에서 드리는 예배 모습.
언더우드기념관에서 드리는 예배 모습.

미래·가치에 기꺼이 헌신한 성도들

이번 건축은 혜성교회가 기도하면서 찾은 최적의 길이었다. 그리고 담임목사의 배수진을 친 고뇌와 결단, 무모한 도전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보여준 성도들의 혜안과 기대치 이상의 헌신 등 이루 열거할 수 없는 믿음의 증거들로 완공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국내 최초 ‘입양선교’를 도입한 교회라는 선교DNA, 다음세대를 향한 그간의 남다른 열정이 작동했다. 지금이 아닌 교회의 미래, 내 것이 아닌 다음세대에 가중치를 둔 증거가 바로 혜성교회가 건축한 언더우드기념관인 것이다.

실내체육관에서 농구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
실내체육관에서 농구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

정명호 목사는 “재개발이나 변화를 주기에는 한계가 분명한 도심 교회로서 생존을 고민할 절박한 시점에서 지금까지 없었던 기적같은 헌신을 보여준 성도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평가하면서 “혜성교회는 환경 탓하지 않고 오직 교회의 미래와 다음세대를 위해 후퇴없는 거룩한 돌파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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