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정착 돕는 진교소 목사

진교소 목사는 양계 역시 자연농법으로 시행하고 있다. 닭 사료는 콩비지를 베이스로 20여 가지 재료를 혼합해 만든다. 진 목사가 닭 사료통 앞에서 재료들을 설명하고 있다.
진교소 목사는 양계 역시 자연농법으로 시행하고 있다. 닭 사료는 콩비지를 베이스로 20여 가지 재료를 혼합해 만든다. 진 목사가 닭 사료통 앞에서 재료들을 설명하고 있다.

 

“귀농이 만만치가 않아요. 정부나 지자체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무턱대고 농사에 뛰어들었다가는 실패하기 딱 좋아요. 귀농지원금이나 자금 대출에 욕심을 내서도 안 됩니다.”

익산 함께하는교회 담임목사이자 7년차 귀농인인 진교소 목사의 조언이 날카롭다. 진 목사는 우리 교단에서 보기 드문 귀농 카운슬러다. 2016년 익산 임상동 논밭 가운데 교회당을 건축한 후 직접 농사에 뛰어들었고, 지금까지 귀농 카운슬링을 해주거나 농사를 가르친 이들이 200∼300명 가량이나 된다.

귀농·귀촌인구가 매년 50만여 명에 육박하고, 갈수록 귀농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진 목사는 교단적으로 크리스천 귀농인에 대한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크리스천 귀농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것은 물론, 농촌교회 자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진교소 목사는 귀농 관심자들을 대상으로 귀농 카운슬링과 자연농법 강의를 하고 있다.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자연농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진교소 목사.
진교소 목사는 귀농 관심자들을 대상으로 귀농 카운슬링과 자연농법 강의를 하고 있다.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자연농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진교소 목사.

“귀농에 실패하는 흔한 사례가 정부나 지자체 교육에서 본 성공사례들을 무작정 따라하는 거예요. 돈은 돈대로 들고, 시간을 낭비할 때가 많죠. 시설 투자를 하기에 앞서 직접 몸으로 체험해보는 것이 필요해요. 좋은 멘토를 만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데, 농사를 직접 지어보고 관심을 가진 농촌교회 목회자들이 멘토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농촌교회와 연결이 되면 자연히 그 교회에 출석하게 되는 거죠.”

그는 총회 내에 귀농·귀촌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농촌교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이를 통해 교단 소속 성도들의 귀농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적으로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귀농교육을 실시하거나, 지역별로 귀농·귀촌지원센터를 만들고, 총회 홈페이지에 도시교회와의 직거래장터 코너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지자체들이 귀농인들을 위한 귀농인하우스를 임대해주는 것에 착안해, “농촌교회들이 동네 빈집을 매입하거나 임대해 귀농인들을 위한 귀농인하우스로 이용하도록 하고, 빈 농지를 알선해 주는 것도 귀농인들을 농촌교회로 이끄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자연농법으로 기르고 있는 재래닭과 브로콜리, 후배 사역자에게 농사 기법을 전수하는 장면.
자연농법으로 기르고 있는 재래닭과 브로콜리, 후배 사역자에게 농사 기법을 전수하는 장면.

특별히 그는 귀농인들에게 자연농법을 추천하고 있다. 자연농법은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수확량을 높이기 위한 인공적인 노력도 거부하고, 동물이나 식물의 자생력을 높이는데 주력하는, 말 그대로 “하나님의 창조원리대로 농사하는 것”이다. 그 역시 양계를 비롯해 애플망고, 브로콜리, 블루베리 등 여러 작물들을 자연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양계 사료는 콩비지를 베이스로 하고 한약재, 멸치 등 20가지 재료를 섞어 발효시켜 만드는데, 일반 양계에 비해 사료비도 적게 들고, 일손도 훨씬 줄일 수 있어요. 반면 자연농법으로 재배한 쌀이며 작물들은 일반농법보다 몇 배 높은 값을 받고 있어요. 자연농법은 하나님이 주신 땅을 지키는 일인데, 기독교인이라면 더 관심을 가지는 게 마땅하죠.”

그는 자연농법이 농촌교회 자립 방안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농촌교회는 목회자들이 관심과 의지만 있으면 자립자족이 가능하다. 농촌교회 컨설팅을 할 때 첫 번째가 양계인데, 양계는 병아리로 시작해도 5개월이면 수익이 나온다. 자연농법으로 하면 사료비나 자재비를 3분의 1로 아낄 수 있고, 높은 값을 받는 고기와 달걀을 생산할 수 있다. 목회를 하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자연농법에 관심이 있는 목회자들에게 언제든 컨설팅을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햇수가 더해갈수록 교회가 농촌의 희망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이 20%가 안 될 거예요. 미래는 먹거리 전쟁이 거세질 텐데, 기독교가 좋은 먹거리를 만들고 지켜가는 일을 감당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님이 주신 땅을 지키고, 흙을 살리는 농업을 교회가 선도하면 좋겠습니다.”

귀농인 송종 씨(왼쪽)가 진교소 목사로부터 딸기 재배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송 씨는 더 많은 농촌교회 목회자들이 귀농 지원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기대했다.
귀농인 송종 씨(왼쪽)가 진교소 목사로부터 딸기 재배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송 씨는 더 많은 농촌교회 목회자들이 귀농 지원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기대했다.

“귀농인 돕는 목사님 많아지길”

시행착오 겪던 송종 씨, 진 목사 만나 위기 극복

“중복투자도 많았고, 손해도 많이 봤죠. 아직도 투자비용을 다 회수하지 못했어요. 목사님을 일찍 만나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죠.”

익산시 여산면에서 비닐하우스 일곱 동 농사를 짓고 있는 송종 씨의 말이다. 송 씨는 처음 시작한 딸기 외에도 진교소 목사가 추천한 애플망고와 목이버섯을 재배하고 있다며, “농사에 대해 카운슬링을 해주시고, 어려운 일들을 도와주시고, 기도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6년 전 명예퇴직을 하고 귀농한 송 씨는 그의 표현대로 농사일에 ‘비싼 수업료’를 냈다. 귀농을 하고 처음 시작한 작물은 상추. 비닐하우스 여덟 동을 임대했는데, 경험이 없어 비닐하우스 시설을 제대로 살피지를 못해 어려움을 겪었고, 겨우겨우 농사를 마쳤을 때는 판로 때문에 곤란을 겪었다. 결국 상당한 손해를 본 후 상추 농사를 접고,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딸기를 선택한 이유도 귀농 성공사례의 90%가 딸기였거든요. 매출이 높을 거라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인건비 빼면 별로 남는 게 없어요. 귀농을 하려면 낮은 급여를 받고라도 하우스에서 실제로 경험을 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그 후에 좋은 컨설턴트를 만나서 시설을 갖추고 농사를 하면 연착륙을 할 수 있어요. 정부 교육이 실전에는 20% 밖에 도움이 안돼요.”

송 씨는 귀농하고 2년만에 진 목사를 알게 돼 아쉬움이 크다며, 진 목사처럼 귀농인들을 돕는 농촌교회 목회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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