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지표도 그렇고, 매주일 직면하는 현실을 보면 정말 교회의 위기다. 은혜로운동행기도운동을 시작하면서 배광식 총회장은 수차례 밝혔듯, 2년째 지속되는 코로나19 기간동안 통계로 잡았던 1만2000교회와 300만 성도가 허물어졌다. 문을 닫는 교회가 속출하고, 교회를 나오지 않는 성도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있어왔던 것인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런 추세에 가속페달을 밟는 형국이니 위기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미 닥친 위기여서 굳이 위기를 다시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 위기 상황에 너무나도 안이한 대처를 고(告)하기 위함이다. 너도나도 지금 교회는 위기며, 미래가 걱정이고, 코로나19가 이를 10년 앞당겼다고 말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여기까지가 전부다.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며, 변하기 위한 로드맵과 콘텐츠 제시는 없다. 그저 위기를 화려한 언변으로 활용할 뿐인 것처럼 들린다.

어떤 상황에 직면하면 국가의 일정한 역할을 기대하는 것처럼, 일선 교회들은 교단 차원에서 손에 잡히는 방향제시와 대안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교단 특성상 새로운 것을 하려면 총회결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107회 총회까지 기다려야 하나. 아니다. 교단 안에는 이미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대비할 기구들이 존재해 있다. 다만 유기적·통합적 구조를 갖추지 못했을 뿐이다.

다음세대가 위기라면 교육부·학생지도부·교육국·교육개발원·다음세대부흥운동본부 등 유관 부서가 부지기수고, 교회 수가 줄어드는 것이 걱정이라면 이만교회운동본부, 세속화에 따른 교회 정체성과 이미지가 문제라면 신학부·사회부, 미래대안이 없다면 총회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회가 있다. 물론 지금껏 제기능을 못한 부분은 차치하고서 말이다.

정말 지금이 위기 상황이라면 총회임원회가 콘트롤타워가 되어 유관 기관과 긴밀한 소통으로 걱정 태산인 산하 교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안들을 제시하려는 노력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만한 저력이 교단에 있다고 믿는다. 비상적 상황에는 비상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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