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세상은 평화보다는 전쟁과 갈등,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죽음의 공포와 혼란으로 시름하고 있다. 미얀마 상황이 꼭 그렇다.

지난 2월 군부 쿠데타로 극심한 혼란을 겪은 미얀마는 국제적인 관심 속에 조속한 안정과 평화가 임하기를 염원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미얀마 소식은 관심사에서 멀어졌다. 그런 사이 미얀마는 내전과 코로나19로 고통의 무게감이 나날이 늘고 있다.

인류 모두가 즐거워야 할 성탄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미얀마 그리스도인들은 성탄을 숨죽여 맞으며 기도하고 있다. 성탄절을 앞두고 미얀마 목회자들이 전하는 미얀마의 현재 상황과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요청하는 기도제목을 나눈다. 

기도요청 편지는 한국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 부디 군부의 억압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겹겹의 고통을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미얀마 국민들이 하루 속히 마음껏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는 날이 오기를. 그리고 평화의 왕으로 오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과 은혜가 미얀마 땅에 하루 빨리 임하기를 기도한다. <편집자 주>

[미얀마 현지에서 보내는 성탄편지]

도움 기다리는 간절한 기도 응답하소서

/SNS 갈무리
/SNS 갈무리

한국의 교회에게 미얀마의 상황을 전합니다.

군부의 폭력과 쿠데타로 인해 미얀마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심각한 전쟁이 발생하고 있고, 도시에서도 가끔 총격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군부는 전쟁 발생 지역에 있는 마을에 폭력과 함께 불을 지르기 때문에 자신의 집과 마을을 떠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군인들의 폭행이 날마다 심해지고 있어 주민들이 말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의 직장을 잃고, 물가가 너무 올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심각하게 겪고 있습니다. 미얀마인 각자 마음 안에는 “누가 우리를 도와줄까”라는 간절한 기대를 가슴 졸이며 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교회도 아주 어려운 시간입니다. 여러 교회들은 예배를 멈추고 있지만, 인도주의적인 도움을 스스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기념을 간단하게만 할 예정입니다. 사실은 보다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입니다.

마지막으로 기도를 부탁합니다.

미얀마 나라에 빨리 평화가 임하도록, 부당하게 체포된 사람들의 안전과 석방을 위해, 그리고 하루 빨리 주민들이 승리를 거두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from. Paul(가명·미얀마 현지 목사)

[미얀마 교회를 위한 기도편지]

고통받는 땅에 사랑의 연대 기다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세계적으로 자신의 종교와 상관없이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다. 그분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이시다”는 말씀처럼, 그리스도이신 예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새로운 삶을 주시기 위해 인간으로 오셨고, 고통과 죽음을 당하셨습니다.

오늘 현실을 보면 코로나19와 전쟁, 환경문제, 그리고 미얀마의 쿠데타와 같은 폭력이 만연해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고, 이 세상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의 주인이신 예수님은 우리가 원하는 평화와 희망을 주시겠다 약속하셨습니다.

/SNS 갈무리
/SNS 갈무리

미얀마의 상황을 전합니다. 올해 2월 1일에 쿠데타가 발생한 뒤부터 미얀마 시민들은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많은 젊은이들과 공무원들이 포기하지 않고 ‘시민불복종운동’을 계속하고 있고, 시민들 또한 군부 정권에 맞서 대항하고 있습니다.

군부는 마을 사람들의 집과 교회들을 방화하는 폭력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국내 난민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는 상황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얀마 북쪽 카친주(州)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300명이 넘는 성직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돌아가신 상황입니다. 이런 어두운 현실을 겪고 있지만,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기도와 후원, 그리고 연대 덕분에 미얀마 사람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됩니다.

우리를 구하려 함께하신 예수님과 여러분의 사랑은 우리에게 힘이 됩니다. 올해 미얀마의 크리스마스에는 아픔을 겪는 사람들과 연대해 예배를 드릴 예정입니다. 예수께서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을 실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 그리고 연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하루 빨리 군부의 폭력이 종식되고, 연방민주주의 국가가 세워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코로나19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의료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군부로 인해 발생한 국내 난민들의 생활과 안전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미얀마 교회와 성직자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미얀마 땅에 임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군부 정권에 반대하고 있는 정치지도자들과 공무원들, 시민들에게 하나님께서 힘과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특히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모두와 함께 하시길 빌겠습니다,
from. Samuel(가명·한국에서 유학 중인 성공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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