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나는 B브랜드의 ‘이어폰’을 사용한다. 그것은 스마트폰 스피커로 듣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수준의 소리를 재생한다. 소리를 내는 기기의 모든 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우리 귀에 전달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원음이 좋아도 스피커가 좋지 않으면 잡음도 들리고, 뾰족한 소리로 귀를 아프게도 한다. 귀가 예민하면 더욱 그렇다. 그 스피커를 귀에 꽂을 수 있게 한 것이 이어폰이다.

앞에서 밝힌 B브랜드의 이어폰을 쓰면서 참 만족스럽다. 아직 더 좋은 이어폰을 사용하지 못해서일 수 있겠다. 하지만 내 귀에 전달되는 소리는 편안하고, 음악의 분위기도 살려준다는 생각이 든다. 내겐 A브랜드의 이어폰도 있다. 그것 역시 꽤 좋은 것이긴 한데, B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고음이 너무 두드러져서 B이어폰으로 들을 때만큼 편치 않다.

이어폰을 쓰면서 하나님께서 들려주시는 소리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하나님께서는 그 음성을 내게 들려주신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님의 그 음원을 내 귀가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것이 아닐지 싶다.

이어폰의 문제! 그렇다. 그 귀한 말씀, 수준 높은 하나님 소리를 듣는데 방해되는 잡음이 들리거나, 일부 주파수대만 키워주어 왜곡된 소리가 들린다. 질이 떨어지는 이어폰처럼 내 귀가 제대로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목회자요 설교자로 사는 나는 하나님의 그 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하는 동시에 그것을 전달하는 이어폰과 같은 사람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 지. 이어폰의 질이 떨어져 좋은 소리를 재생하지 못하는 것처럼, 영적 수준을 건강하게 유지하지 못해서 잡음만 내는 것은 아닌 지 걱정스럽다.

그래서 늘 기도한다. 정확한 하나님의 소리를 재생해내는 이어폰 역할을 하기를. 또 그 소리를 듣는 예배당에 앉은 나의 구독자들이 바르게 들을 수 있는 귀를 갖기를. 내가 듣지 못하는데 어찌 바른 소리를 낼 수 있겠는가? 스데반은 그것을 ‘할례 받은 귀’라고 하지 않았는가?

모두 하나님의 그 소리를 정확하게 들 수 있다면 교회가 더 교회다울 것이리라. 설교자들은 음향시설에 과도할 정도로 신경 쓴다. 그러나 고가의 음향시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설교자가 정확한 하늘의 음성 재생기능을 탑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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