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예배같던 천로역정 무대서 13년 여정 감동 나눠요”

<천로역정 시즌10>의 대표, 연출, 배우, 스텝들이 연습 중에 관객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맨 앞에 앉은 필그림 역의 김성호 씨를 비롯한 북촌아트홀 식구들은 오는 연말·성탄 시즌에 많은 관객들과 호흡하며 큰 감동을 전해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천로역정 시즌10>의 대표, 연출, 배우, 스텝들이 연습 중에 관객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맨 앞에 앉은 필그림 역의 김성호 씨를 비롯한 북촌아트홀 식구들은 오는 연말·성탄 시즌에 많은 관객들과 호흡하며 큰 감동을 전해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코로나19는 공연계에 더 없이 잔혹했다. 악성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뒤덮은 지난 2년, 수많은 공연장이 문을 닫는가 하면 무대에 오르는 공연 숫자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일반 공연계도 이런데, 기독 공연계는 오죽할까. 기독 공연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살얼음판 위에서 지난 2년을 버텨왔다.

2009년에 오픈해 꾸준히 기독 작품이나 기독교 가치관을 함의한 작품을 무대에 올려왔던 ‘북촌아트홀’의 대표, 연출, 배우, 스텝에게도 지난 2년은 그야말로 험난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평일 저녁과 주말에 공연을 펼쳤지만, 확산 이후 평일 공연을 중단했다. 그나마 진행한 주말 공연도 관객이 5명 이하로 오는 경우가 부지기수. 이렇다 보니 생활고에 부딪힌 대표, 연출, 배우, 스텝들은 물류창고 상하차, 택배 포장, 보험설계, 편의점 근무 등 아르바이트 전선에 나서야 했다.

북촌아트홀 김창대 대표는 “관객이 단 한 명이라도 오면 쉬지 않고 주말 공연을 해왔지만 너무 힘들었어요. 솔직히 코로나19 상황이 2년이나 지속될지도 몰랐죠. 공연을 완전히 중단하면 다시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데 몇 개월을 연습해야 하기에, 또 배우들도 설 자리가 없기 때문에 쉬지 않고 주말 공연을 이어갔어요”라고 말했다.

수익 없이 후원 없이 북촌아트홀과 더불어 바로 옆 북촌나래홀까지 유지해야 했던 김창대 대표는 대출을 받기도 했고, 가족들에게도 손을 벌렸다. 택배 포장과 봉투 접기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를 버텨왔다.

배우와 스텝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천로역정 시즌10>에서 소망 역을 맡은 배우 이나영 씨는 1년 반 전부터 보험설계를 병행하고 있다. 나영 씨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에 작품 3개를 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모두 엎어졌어요. 생계를 이어나가야 했기에 언니가 하고 있던 보험설계를 같이 하게 됐어요. 그 와중에 북촌아트홀에서 올린 뮤지컬 <세례요한>과 어린이 공연도 하며 이른바 투잡을 하게 된 거죠”라고 말했다.

조명을 담당하는 조윤희 씨 또한 “공연이 사라지다보니 스텝들도 너무 힘들었어요. 저의 경우 생활고를 겪으며 편의점 알바도 하고, 다른 극단에 들어가 생활해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 극단조차 상황이 안 좋아져서 나오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배우들은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됐다고 한다. <천로역정 시즌10>의 주인공 필그림으로 나설 배우 김성호 씨는 “차선책으로 비대면 공연도 있긴 했지만, 결국 배우는 관객과 소통하며 연기와 열정을 대면으로 보여주는 게 목표인데, 무대에 서지 못하면서 불안감이 컸어요”라고 말했다.

연출에겐 작품은 자식과 같다. 공들여 만든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이지 못할 때 연출의 아픔은 그 누구보다 크다. 서은영 연출은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며 “공연은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들어갑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총제적인 작업을 하여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데, 코로나19처럼 외적인 영향으로 인해 공연이 취소되고 관객이 없을 때 낙담할 수밖에 없죠. 심지어 2년 동안 그랬으니 이제 그만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라고 회고했다.

이토록 힘겨운 시간을 버틴 북촌아트홀 식구들은 다시 일어섰다. 서은영 연출은 “서로를 격려하며 버텼어요. 또 힘들 때마다 하나님께서 살아갈 수 있는 문을 조금씩 열어주셨어요. 그래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천로역정>을 필두로 <세례요한>, <날개 잃은 천사>, <스쿠루테이프의 편지> 등 지난 13년간 북촌아트홀에 기독 공연을 꾸준히 올린 김창대 대표(오른쪽)와 서은영 연출.
<천로역정>을 필두로 <세례요한>, <날개 잃은 천사>, <스쿠루테이프의 편지> 등 지난 13년간 북촌아트홀에 기독 공연을 꾸준히 올린 김창대 대표(오른쪽)와 서은영 연출.

북촌아트홀 13년 여정, 천로역정으로 대미 장식

뮤지컬 <세례요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오페라 <비밀결혼>, 가족뮤지컬 <치카치카 호랑이>, <개구리 왕자>, <가방을 들어주는 아이>, 그리고 <천로역정 시즌9>까지. 북촌아트홀과 북촌나래홀이 코로나 시국에 올린 작품 리스트다.

단 한 명의 관객이 입장한다고 해도 매번 무대에서 고군분투했던 북촌아트홀 식구들. 요즘 그들의 표정엔 설렘이 가득하다. 단계적 일상회복과 더불어 공연계의 대목 연말·성탄 시즌을 다가오면서 북촌아트홀도 더 많은 관객을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감 크기 때문이다. 연출, 배우, 스텝들이 연습 중에도 열정적이고 활기찬 모습을 보이는 까닭이 아닐까.

나영 씨는 “북촌아트홀이 큰 극장은 아니지만 관객들이 꽉 들어찼을 때 배우도 흥분돼요. 오는 겨울, 많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정말 설렘이 큽니다”라고 말했다. 성호 씨는 “학교 졸업 후 초연했을 때의 마음가짐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관객이 많은 때 객석과의 호흡이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 설렘 또한 다르겠죠”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서은영 연출도 “위드 코로나를 맞이해 최고의 배우와 스텝들이 성심을 다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그래서 제 마음에 감동도 큽니다”라고 덧붙였다.

북촌아트홀이 이번 연말·성탄시즌에 올리는 작품은 <천로역정 시즌10>이다. 북촌아트홀이 낳은 최고의 히트작 <천로역정 시즌10>이 12월 4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관객들을 역경을 딛고 하늘성에 다다르는 필그림의 여정으로 안내한다.
특히 <천로역정 시즌10>은 북촌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마지막 공연이 될 예정이다. 코로나19 시국을 힘겹게 버텨냈던 북촌아트홀마저 내년 3월에 문을 닫는다. 2009년 오픈한 북촌아트홀의 13년 여정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이 <천로역정 시즌10> 외에 또 있겠는가.

김창대 대표는 “북촌아트홀의 마지막 작품으로 <천로역정>을 올립니다. 북촌아트홀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작품입니다. 13년 동안 이 자리에서 언제나 공연이 올라갔다. 그때는 몰랐겠지만 아마도 극장이 사라지면 소중함을 깨닫지 않을까 생각해요”라면서, “북촌아트홀의 마지막 공연 <천로역정 시즌10>을 보러 오셔서 큰 감동을 받으시고 기독문화를 사랑해주신다면, 더 좋은 공간에서 더 좋은 작품을 올릴 수 있는 힘이 생길 것 같습니다”라며, 북촌아트홀의 마지막 여정에 동행할 것을 권했다.

북촌아트홀 입구에 &lt;천로역정 시즌10&gt; 공연 일정이 게시돼 있다. 지난 2009년 오픈한 북촌아트홀은 이번 &lt;천로역정 시즌10&gt; 공연을 끝으로 13년 여정을 마무리한다. 한결 같았던 기독 공연장이 사라지게 되어 안타깝지만, 북촌아트홀 식구들은 내년 3월부터 바로 옆 소극장 북촌나래홀에서 기독 공연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북촌아트홀 입구에 <천로역정 시즌10> 공연 일정이 게시돼 있다. 지난 2009년 오픈한 북촌아트홀은 이번 <천로역정 시즌10> 공연을 끝으로 13년 여정을 마무리한다. 한결 같았던 기독 공연장이 사라지게 되어 안타깝지만, 북촌아트홀 식구들은 내년 3월부터 바로 옆 소극장 북촌나래홀에서 기독 공연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소망 역의 나영 씨 또한 “하늘성으로 가는 필그림의 여정이 코로나 시대를 겪어온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상황과 비슷해요. 힘듦과 역경을 이겨내고 하늘성에 다다르는 필그림처럼, 북촌아트홀에 오시는 관객들도 하늘성을 보는 감동을 누리게 될 겁니다”라고 친히 홍보했다.

끝으로 서은영 연출은 “<천로역정>은 매 시즌마다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예배와 같았어요. 이번 시즌 10도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온전한 참 예배가 되길 소망합니다”라고 말했다.

북촌아트홀은 <천로역정 시즌10>으로 끝을 맺지만, 김창대 대표, 서은영 연출과 배우, 스텝들은 북촌나래홀에서 계속해서 기독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말을 맞아 공연 정보를 살피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일반 공연도 좋지만, 작품 속 말씀과 스토리를 통해 힐링이 되고, 관객들이 배우와 스텝들과 만나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게 기독공연의 매력이다. 그중 대표작 <천로역정 시즌10>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힐링과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천한다.

덧붙여 팁을 하나 건넨다면 유튜브 <천로역정TV>를 구독해 영상해설과 연출의 간증, 음악감독의 음악소개를 미리 접한다면, <천로역정 시즌10>을 더욱 깊고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문의:조이피플 02-988-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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