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현 목사(함께하는교회)

 

오명현 목사(함께하는교회)
오명현 목사(함께하는교회)

심심치 않게 우편으로 배달되어 오는 책들이 있다. 신청하지도 않았는데도 제법 값이 나가는 듯 보이는 책들이 무료로 배달된다. 그 책들 중에 몇 권의 제목을 열거해 본다. <작은 책>, <두 감람나무와 두 촛대, 그들은 누구인가?>, <멜기세덱>, <사람이 하나님들이 되는 것이 기독교다>, 그리고 <지상천국이 가까이 왔다 재림예수를 믿으라> 등이다. 저자들은 소개하지 않겠다.

그냥 덮어둘 수 없기에 우리 교단의 목회자들에게 만이라도 비상 사이렌을 울리고 싶다. 뒤의 한 권의 책의 내용은 신천지와 대동소이한 이단 사이비 주장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네 번째 책 역시 책 제목이 보여주듯 그 주장이 사이비 주장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작은 책>, <두 감람나무와 두 촛대, 그들은 누구인가?>, <멜기세덱>은 공히 ‘멜기세덱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첫 번째 책 <작은 책>의 서론에서 “작은 책은 오직 하나님의 비밀을 허락받는 자들만이 깨달아야 할 하나님의 비밀이기에 비유와 상징과 암호로 감추어두신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타의 사이비 교주들이 주장하듯 소위 비밀론을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그 책의 내용 중에는 “부활승천하시고 보좌우편에 앉아 계신 예수님은 두 번 다시 이 땅에 오실 수가 없는 분이기에 예수님이 아닌 다른 사람이 온다”고 주장한다. 이어 주장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올 자는 장차 재림 주 멜기세덱의 영광을 이루실 해를 입은 여인인데, 그는 재림 마당에서 탄생될 멜기세덱이다”라고 했다. 즉 재림 마당에 예수님과 같은 멜기세덱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이 온다는 것이다.

두 번째 책 <두 감람나무와 두 촛대, 그들은 누구인가?>에서 주장하기를 “재림 마당에서 다시 오시는 분은 예수가 아니다. 다른 사람이 예수의 이름으로 오신다”고 했고, 더 나아가 “왜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고 하셨는가? 그것은 예수께서 피 속에 감추어 이 땅에 떨치신 태초의 말씀을 다른 사람이 입고 역사하는 모습을 자기 입장에서 표현하신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 번째 책 <멜기세덱>에서는 “멜기세덱에 대하여 깨닫게 되면 멜기세덱으로 구원해 주신 것을 구체적으로 깨닫는 가운데 감사가 나오게 됩니다”라고 했고, “히브리서에는 멜기세덱에 관한 말씀이 나오는데 그 이유는 멜기세덱에 관한 것이 믿음에 관한 것이고 구원에 관한 것이며, 영의 세계에서 하나님이 이루신 역사가 멜기세덱을 통하여 이루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멜기세덱에 대하여 열려져야 영적인 세계에 들어가서 하늘 위에서 이루신 세계가 보여집니다”라고 했다. 더 나아가 “멜기세덱을 모르면 주기도문도 깨닫기 어렵습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위의 멜기세덱에 관한 주장들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책에서는 재림 예수는 육체로 탄생되는 멜기세덱이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책에서는 초림 예수님과 재림 예수를 서로 다른 존재로 주장했다. 세 번째 책에서는 멜기세덱의 영의 구원과 예수의 속죄 구원을 구분시킴으로 이중 구원을 주장하고 있다. 결국 위의 주장들은 마지막 재림 예수는 육체로 오는 자신(교주)들이라고 주장하기 위한 것처럼 엿보인다.

충격적인 것은 위의 저자들 중에는 버젓이 정통교단에 속한 자나, 아니면 정통교회의 이름으로 활동하는 목회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자들이 신학교 교수이고, 기독교 언론의 발행인이다. 안타까운 것은 정통교단의 지도자들이 사이비 주장들을 가볍게 여기고 연합이라는 명분으로 이들과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통교단이 사이비를 주장하는 자들의 놀이터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문이 간다. 무엇을 위한 연합운동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했으면 한다.

데이비드 웰스는 그의 저서 <신학실종>에서 “현재에 안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그리고 경각심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항상 불평분자로 간주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단들은 계속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나서 성도들을 미혹하고 교회를 무너뜨리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금 은밀하게 진행되는 멜기세덱에 대한 그릇된 주장들이 정통교회 성도들에게 스며들지 않도록 방수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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