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목사·주은미 사모, 주일학교 재건 값진 열매
‘유소년 드론축구’ 큰 호응 … “복음 접촉점 넓혀간다”

드론축구교실 매력에 흠뻑 빠진 아이들.
드론축구교실 매력에 흠뻑 빠진 아이들.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이곳 역시도 탄광촌이 호황일 때는 나름 살기 좋았다. 그 오지에도 한때 아이들이 1000명이 넘을 정도였으니. 그러나 지금은 면 전체를 훑어도 겨우 100명을 모을까 말까 할 정도로 사람이 떠나고, 덩달아 지역도 전형적인 산촌으로 변했다. 이제는 그 많던 분교도 사라지고 초등학교 2곳, 20명이 전교생인 중학교 1곳이 근근이 학교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곳에 자리한 북평제일교회(김형석 목사) 역시 계속되는 침체로 위기감이 고조됐다. 미조직교회인데다가, 아이들이 오질 않아 주일학교 문을 닫은 상태만 7년 가까이 이어졌다. 출석하는 성도가 40여 명이었지만 절대다수가 60대 이상이어서 미래를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열악한 형편이었다. 이것이 6년 전의 북평제일교회 모습이었다.

북평제일교회 김형석 목사와 주은미 사모. 두 부부는 강원도 정선 일대에서 다음세대를 대상으로 광폭의 활동을 펼치며 주일학교 복음화와 시골 교회의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북평제일교회 김형석 목사와 주은미 사모. 두 부부는 강원도 정선 일대에서 다음세대를 대상으로 광폭의 활동을 펼치며 주일학교 복음화와 시골 교회의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전방위 사역으로 주일학교 재건

그러나 2015년 11월 김형석 목사라는 젊은 목회자가 부임하면서 북평제일교회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모처럼 경험하는 ‘변화’와 ‘희망’의 맛을 보았다. 여기에는 김형석 목사와 주은미 사모의 광폭 사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목사는 부임 이듬해에 교회 앞마당에 트램펄린을 설치하고, 꾸러기축제를 개최했다. 강에서 뛰어놀고 작은 연못에서 개구리잡기 놀이만 하던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평소 접하기 힘든 놀이기구에, 맛난 먹거리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장에 우후죽순 몰려들었다.

첫 꾸러기축제에 무려 80명 정도가 접수를 했다. 이날의 80명은 마을 주민들까지 놀랄 수준이었다. 자기 마을에 아이들이 이 정도인 줄 처음 알 정도였으니 말이다. 꾸러기축제를 기점으로 북평제일교회는 7년 만에 주일학교를 재건했다. 전형적인 시골 교회가 20명의 아이들로 다시 주일학교를 시작한 것은 정말 기적같은 일이었다.

주은미 사모가 음악치료로 김형석 목사의 사역을 돕고 있다.
주은미 사모가 음악치료로 김형석 목사의 사역을 돕고 있다.

이어 김형석 목사는 인성독서지도사와 로봇교육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교회는 물론 지역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강사로 활동하며 아이들과 접촉점을 넓혀갔다. 여기에 주은미 사모도 우쿨렐레와 예술융합교육으로 초등학교 방과후학교를 이끌며 김 목사의 사역을 도왔다.

“하나님이 더 급하신 것 같아요”

주일학교 재건과 지역복음화를 위해 알차게 사역하던 중 예기치 않은 코로나19로 김 목사의 사역에 큰 위기가 닥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잘 나가던 사역이 멈추고, 애써 관계를 맺고 모았던 아이들이 보이질 않고, 동네를 오가며 마주치는 주일학생조차도 교회에 나오라는 말을 못할 정도로 난감한 시기를 보내기를 1년 여.

교회를 찾는 아이들이 없어 7년간 주일학교 문을 닫았던 북평제일교회는 김형석 목사와 주은미 사모 부임 후 주일학교를 재건했다. 사진은 코로나19 이전 성경학교 모습.
교회를 찾는 아이들이 없어 7년간 주일학교 문을 닫았던 북평제일교회는 김형석 목사와 주은미 사모 부임 후 주일학교를 재건했다. 사진은 코로나19 이전 성경학교 모습.

도시와 달리 농촌은 조심성이 크기 때문에 사람이 모이는 것에 경계심이 남다르다. 더군다나 북평제일교회에 출석하는 주일학생 100%가 불신가정의 아이들이다보니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일학교 사역이 올스톱 됐다. 어디 주일학생 뿐인가. 대부분 고령층이어서 아무리 교회에서 방송장비를 갖췄다 하더라도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성도들이 많기에 목양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고 했다. 코로나19로 모든 사역이 멈춘 시기에 김 목사는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1년 전부터 기도로 준비해 왔던 ‘유소년드론축구’를 통한 주일학교 재건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사실 막연한 기대였다. 그런데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증 취득을 시작으로, 이동형 드론축구경기장, 드론축구공, 배터리, 촬영용 드론, 이동을 위한 승합차량 등 드론축구교실에 필요한 1부터 100까지 모든 것들이 상상도 못할 방법으로 채워졌다.

주은미 사모에게 우쿨렐레 수업을 듣고 있는 주일학생들.
주은미 사모에게 우쿨렐레 수업을 듣고 있는 주일학생들.

김형석 목사는 “사실 내년 연말 정도나 돼야 시작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기대 이상의 호응과 후원이 이어졌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더 바쁘셨나 봅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생각보다 빨리 준비시켜 주셨으니, 이제 출동해야죠.”
 

다시, 초심으로 복음 심는다

시골 아이들에게 드론은 환상의 영역이었다. 가는 곳마다 반응이 폭발적이다. 김형석 목사는 마을 곳곳을 누비며 드론축구로 아이들과 접촉을 시작했다. 그리고 10월 말경에 드론축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11월 추수감사주일을 기점으로 주일학교를 재개할 계획이다. “마을 아이들 모두가 전도 대상자임을 다시금 인식하고 새로운 접촉점으로 교회에 대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복된 소식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하려 합니다.”

김형석 목사에게는 또 다른 소망이 있다. 주일학교 재건이 필요한 교회를 찾아 ‘원데이 로봇 및 드론캠프’를 열어주는 것이다. 시골교회의 활성화와 미래 한국교회를 이끌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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