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BTS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그 멤버 중 하나인 ‘지민’의 중국 팬들이 그의 생일, 10월 13일을 축하하기 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국적 항공사 비행기에 랩핑 광고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민의 얼굴과 생일 축하 메시지를 부착한 비행기 사진을 팬클럽 계정에 올렸다.

이 광고는 지난 4월부터 준비했다고 한다. 광고비 마련을 위해 중국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모금을 했는데 불과 1시간 만에 230만위안(약 4억원)이 넘어섰다. 어떻게 이런 광고를 생각하고 모금을 할 수 있었을까? 연예인을 향한 사랑도 깊어지니 이런 아이디어도 나오고 돈도 아깝지 않은 모양이다.

나는 BTS의 소위 그 열정적 ‘팬심’에 매우 큰 자극을 받았다. 손 한 번 잡아본 적은 물론 없을 것이고, 멀리서라도 얼굴을 직접 본 적도 없는 팬들이 자국민도 아닌데 이렇게 열광한다는 것이 놀랍다.

내 생각을 했다. 매주 또는 매일 내 설교를 듣고 얼굴도 직접 자주 보고, 손도 잡는 교인들의 나에 대한 열정은 어떨까? 도무지 견줄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나의 생일을 위해 누군가가 모금을 한다면 욕이나 먹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팬들은 뭘까?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열광하게 하는 것일까? 그래서 많이 반성을 한다.

나야 물론 주님을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 사명이니 그들과 견주는 것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그 마음이야 BTS를 바라보는 것보다 더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한번쯤 시험이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

그러나 교인들을 말할 게 아니다. 주님을 위해 평생을 바친다는 나는 어떤지? 주님을 향하던 그 뜨거운 열정이 아직 살아있을지 생각하니 갑작스럽게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어느새 싸늘하게 식어버린 모습일 때가 있으니, 연예인에 대한 ‘팬심’조차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닐까 싶다.

주님을 위해, 하늘을 나는 비행기에 광고를 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는 나는 과연 그분의 은혜가 감격스러워하는 그리스도인이기는 한 것일까? 열성팬에도 미치지 못한 채 겨우 음악이나 가끔 듣는 ‘팬’ 정도에 머무르는 것은 아닐지 싶어, 식어버린 나의 열정에 성령께서 다시 안수해주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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