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노회 미래자립교회 10곳에 긴급재난지원금
“잘 성장하던 교회들이 코로나 사태를 만나 교인들이 크게 감소하고, 건물에서도 쫓겨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로 인해 목회도 안 되고, 생활도 안 되는 심각한 상황에 몰린 목회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광주서문교회(조동원 목사)가 미래자립교회들을 위해 긴급 재난지원금을 마련하게 된 배경이다. 최근 광주서문교회는 팬데믹 이후 급격히 위기를 겪고 있는 광주노회 소속 미래자립교회 10곳을 선정해, 각 100만원씩 총 10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전달했다.
조동원 목사는 올해 총회교회자립개발원 광주전남권역위원장과 광주노회 서기를 맡으며, 미래자립교회들의 코로나 이후 상황들을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됐다. 실제로 알게 된 지역교회들의 상황은 기가 막힐 정도였다.
연 예산이 2500만원 정도였던 교회가 550만원 수준으로 재정이 급감하며 목회자 사례비도 나오지 못하는 사례, 은행 채무를 제대로 갚지 못해 온 교회가 애써 건축한 예배당을 빼앗긴 사례, 20~30명 가량이 예배에 참석하던 교회에 10명 안팎만 남아 목회자 사택으로 예배처소를 옮기고 만 사례 등 상상 바깥의 일들이 벌어졌다.
그 결과 신용불량자나 차상위계층으로 전락한 목회자가 남몰래 돈벌이에 나서는가하면, 사모와 자녀들까지 생업전선에 나서 궂은일을 감내해야 하는 등 가슴 아픈 사연들이 적지 않았다. 광주서문교회 스스로도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만만치 않았고, 마침 설립 70주년을 맞이해 여러 기념행사들을 준비해야 할 입장이었다. 그렇지만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무너지기 직전의 지경에 몰린 이웃교회들을 돌보는 일을 우선으로 삼자는 데에 당회에서도 기꺼이 동의했다.
조동원 목사는 “각 교회들에 충분한 도움이 되지도 못할 것이고, 모든 교회들을 도울 수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목회를 포기해야할 만큼 벼랑 끝에 몰린 동료 사역자들이 저희 교회의 작은 정성으로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재정 압박이 점점 심해져가는 중에도 선교사업을 중단 없이 수행해 온 광주서문교회는 미래자립교회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정례화 한다는 방침이다. 그것이 가뭄 속 단비이든, 장마 끝에 내리쬐는 햇살이든 결국 생명을 건지는 희망이 되리란 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