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에 있다가 정치에 입문하면서 널리 알려진 어떤 장로가 불교 행사에 참여해 자발적으로 합장을 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앞서 ‘전도사’로도 불리는 정치인은 불교의식에 참석해 합장을 하지 않은 태도로 비난을 받자 이내 공식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을 접하면서 매우 불편했다.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기독교인이 타종교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또 피치 못해 참여했더라도 반드시 그 종교인들과 같은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일까? 

결국 정치인으로서 표만 의식하는 한계가 아닐까 싶다. 신앙인으로서 과연 하나님을 의식하고는 있는 것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만일 불교 인사가 기독교 의식에 참여했을 때 우리와 같은 자세를 취할까? 당연히 합장을 할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어느 자리에 가든지 상식적이고 예의로운 태도를 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이 종교의식과 관련될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다.

이미 이단으로 잘 알려진 여호와의증인 신도들 중에는 집총거부를 위해 병역의무를 기피하고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고, 그로 인해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특례까지 만들어냈다. 그 뿐 아니다. 어린 학생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수 없다는 의사표시로 상급학교 입학 허가를 받지 못하기도 했다.

주기철 목사님을 생각한다. 일제강점기에 감옥에 갇힌 목사님의 사모님은 형사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목사님을 석방할 테니 택시 타고 가다가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신사’에 고개만 ‘까딱’하라는 것이었다. 오정모 사모님은 단호하게 그것을 거부했고, 극심한 고문을 당하는 남편을 지켜보아야 했다.

타종교인에게 자기 종교의식에 참여하도록 요구한다면 그것이 누구든 지극히 무례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타종교 의식에 참여하고 그들과 같은 자세를 취하는 것 역시 비굴한 태도라 할 것이다. 
‘표’든 ‘돈’이든 신앙보다 앞설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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