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학교/월간 「현대종교」 이사장 겸 편집장)

온라인 비대면 예배를 마치면, 손에 들린 핸드폰을 통해 인터넷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유익한 사이트나 동영상도 많지만, 위험천만한 미혹의 덫도 도처에 널려있다. 스스로의 손품을 팔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로 가득 찬 인터넷 서핑을 즐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영적 편식에 익숙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옆에 있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했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설령 이들이 내 곁에 있더라도 영적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새로운 이단 트렌드가 나타났다. ‘온라인 이단’이라는 새로운 유형들의 등장이다. 사물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이단들은, 포교, 세뇌, 통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사이버 공간 속에 구축하고 있다.

첫 번째 트렌드는, 기존 이단들의 온라인 환경 강화이다. 이단들의 온라인 환경 구축은 코로나19 이전부터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신천지는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모바일 앱 개발 및 SNS 활성화를 통한 포교 및 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왔고, 하나님의교회는 각국 언어로 된 홈페이지의 운영과 함께 각종 플랫폼에 홍보동영상을 광범위하게 업로드해 왔다.

두 번째 유형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이단의 출현이다. 교주, 교리, 조직 등이 필요조건이었던 기존 이단들과는 달리, 간단한 장비와 기술만 있으면 신격화와 비성경적인 주장의 확산은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다. 트렌디한 콘텐츠와 세련된 기술만 있으면, 자금력 없이도 언제 어디서든 사용자들과 비대면으로 접촉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이 갖추어졌기 때문이다. 비대면 만남은 옵션으로 전락했다.

세 번째 유형은, 정통과 이단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애매모호한 개인 및 집단들의 활동이다. 최근 이러한 유형들에 대한 문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축적된 관련 정보도 없고, 교단들의 공식 연구와 규정도 없기 때문에, 직접 해당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해 조사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단인 듯 이단 같은 개인 및 집단들이 교회와 사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암약하고 있다.

온라인 이단의 위험성과 심각성은, 기존의 이단문제와 비교할 때, 그 파급력과 파괴력 면에서 결을 달리한다. 온라인 이단 대책이 시급한 이유이다.

첫째, 온라인 이단들의 활동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사용자가 원한다면, 밤낮없이 접촉이 가능하다. 해외에 유학을 가있거나, 심지어 군복무 중이라도 언제든지 미혹과 통제가 이뤄질 수 있다. 평범한 모습으로 교회와 가정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심정적으로는 이단 교리에 교감하고 동참하고 있을 수 있다.

둘째, 온라인 이단들의 콘텐츠는 대부분 소위 고퀄리티이다. 더 이상 정통이라는 미명 하에 허접한 콘텐츠를 강요할 수는 없는 환경이 되었다. 한 번 높아진 눈과 귀가 다시 하향평준화 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완성도 높고 세련된 온라인 신앙교육 및 이단대처 콘텐츠의 개발이 필요하다.

셋째, ‘찾아오는 이단’으로부터 ‘찾아가는 이단’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위장과 거짓으로 무장한 이단들이 적극적인 대면접촉을 시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비상식적이고 비성경적인 사이트들을 스스로 찾아가 보고, 듣고, 믿는다. 설령 사실과 진실이라 할지라도, 원치 않을 경우 받아들이지 않는다. 스스로 정보를 차단하고 검열하는 엄격한 자기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전무후무한 ‘자발적 영적 편식과 미혹의 온라인 시대’가 열렸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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