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후 이사회 운영에도 주요 변수로 등장 … 현안 해결 위한 협력 중요

[해설] 총신 재단이사장 선출 이후 과제

총신재단이사회에 앞서 강재식 목사가 개회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 김기철 목사가 재단이사장에 선출됐으나, 그 이후 총회 안팎에서 교갱협 대 비교갱협 프레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와 같이 총회와 총신의 화합을 저해하는 프레임을 해소하기 위해 김기철 신임이사장이 어떠한 역할을 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총신재단이사회에 앞서 강재식 목사가 개회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 김기철 목사가 재단이사장에 선출됐으나, 그 이후 총회 안팎에서 교갱협 대 비교갱협 프레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와 같이 총회와 총신의 화합을 저해하는 프레임을 해소하기 위해 김기철 신임이사장이 어떠한 역할을 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4월 9일 총신대학교 정이사 체제가 출범했다. 이후 한 달 여 동안 교단의 관심은 재단이사장 선출에 모아졌다. 그리고 첫 이사회가 파행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김기철 목사가 경선을 거쳐 이사장에 선출됐다.

사실 이번 이사장 선거 결과는 지난 이사회의 파행 직후 결정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4월 27일 이사회 개회 전만 해도 소강석 목사와 김기철 목사가 양자 구도로 선거를 치를 경우 소 목사가 약간 우세할 것이라고 관측됐다. 소강석 목사가 과반 이상을 득표하는 반면, 김기철 목사는 과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당시 소강석 목사는 합의추대를 주장하다가 이석하고, 이어 강재식 목사가 이사들의 의견을 외면한 채 비상정회를 선포하고 퇴장하면서 판세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총신대 재단이사장에 선출된 김기철 이사장.
총신대 재단이사장에 선출된 김기철 이사장.

그리고 파행의 결과는 5월 11일 이사회에 그대로 반영됐다. 직전 이사회 도중 이석한 경쟁자들이 후보에서 물러난 가운데 김기철 목사의 당선으로 결론이 났다.

끝까지 합의추대가 변수이긴 했다. 더구나 소강석 목사는 총회장으로서 후보 사퇴를 하면서까지 총회와 총신의 안정을 위해 제3자 합의추대를 도모했으나, 김기철 목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합의추대는 곧 자신의 사퇴였고 지지자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김기철 목사도 내려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재단이사장 이슈가 일단락되나 싶었으나, 총회 쪽에서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김기철 목사의 이사장 당선 이후 교갱협 대 비교갱협 프레임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교단 내 한 중진 인사는 “이사장 선출 전만 해도 교갱협 대 비교갱협 프레임은 일부 언론과 목회자의 주장 정도로 치부할 수준이었으나, 오히려 김기철 목사의 당선 이후 이 프레임이 더 가열되고 있다”며, “총회 정치권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교갱협 대 비교갱협 프레임을 활용할 기세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총회와 총신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단이사장 선거가 끝난 이후 총회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정이사 체제 출범 이후 총회와 총신의 관계 회복을 기대했으나, 현재는 자칫 잘못하면 양측의 관계가 더욱 틀어질 수 있는 모양새다. 따라서 김기철 이사장과 재단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총회 내에서는 총신의 선결 과제로 정관개정과 재단이사 수 확대를 꼽고 있다. 재단이사회에서도 이 두 가지 사안을 현안으로 판단하고 조만간 다룰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와 관련한 재단이사회의 결정이 총회 측 입장과 크게 다를 경우 혼란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재단이사회는 총신 현안에 대해 총회와 긴밀히 논의하고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재단이사회는 하루속히 8 대 7 구도를 허물어야 한다. 김기철 목사가 8표, 장창수 목사가 6표를 득표했지만, 합의추대가 어렵자 투표를 포기한 소강석 목사까지 포함하면 투표 결과를 8 대 7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다시 말해 김기철 목사는 단 한 표 차로 이사장에 선출됐고, 절반에 가까운 7명의 이사에게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재단이사회에서 8 대 7 구도가 사사건건 이어진다면 이사회뿐만 아니라 총회 내 분열로 번질 수 있다. 김기철 목사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김기철 목사는 “두 번 이사회를 경험한 후 느낀 점은 이번에 선임된 이사님들이 굉장히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이분들의 사고방식과 역량이라면 8 대 7 구도는 금방 지워질 것”이라면서, “나 또한 이사장으로서 이사님들에게 총신이 교단신학교라는 점을 강조하고 총회결의와 총회 정서를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이사들이 입성한 총신재단이사회가 순항할 수 있을지, 총회 내 소모적인 프레임이 잠잠해질 수 있을지, 일단 김기철 신임 이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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