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회성 중요성 더욱 커져 … 공포 원인 분석하며 영적 대책 제시해야”

총신대학교(총장:이재서 목사)를 대표하는 ‘죽산기념강좌’가 5월 11일 총신대신대원에서 제15회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강좌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신학적 성찰과 목회적 대안’을 주제로 열렸으며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신학자, 사회학자, 선교학자, 목회자들이 강사로 나서 심도 깊고 영감있는 강연을 펼쳤다. 강연에 앞서는 소강석 총회장이 설교, 이재서 총장이 환영사 및 개회사를 했다.

제15회 죽산기념강좌가 열려 포스트코로나 시대 교회의 향방을 모색했다. 사진은 지난해 강좌에서 이상웅 총신대신대원 교수가 연설하는 모습.
제15회 죽산기념강좌가 열려 포스트코로나 시대 교회의 향방을 모색했다. 사진은 지난해 강좌에서 이상웅 총신대신대원 교수가 연설하는 모습.

기조연설 / 이상웅 교수(총신대 개혁신학연구처장)
‘죽산 박형룡(1897~1978)의 섭리론’

죽산은 만사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신론적으로 버려두시지 아니하고 직접 통치하시는 섭리사역을 계속하신다는 점을 명시하고 섭리의 3요소로서 보전, 협력, 정치(통치)에 대해서 각론을 서술했다. 또 죽산은 특별한 사건과 기도와 관련하여 특별 섭리에 대해 다루고 이적과 관련하여 비상 섭리에 대해 설명했다. 죽산은 신자들의 합당한 기도의 응답으로 특별한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긍정했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는 이적의 종료를 주장하면서도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언제라도 후대 이적이 가능하다고 하는 점에 대해 여지를 두었다.

변신론 혹은 신정론은 이 세계 안에 일어나는 다양한 재난, 악이나 고통과 관련하여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정당화하려는 논의로서 일찍이 종교 철학에 의해서 시작되었는데 죽산은 그러한 자연 변신론의 약점을 분명하게 논파하고 베르까워의 제사를 따라 성경적 변신론의 요점들을 우리들에게 제시해 주었다. 죽산의 변신론은 단순히 이론적인 논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 앞에 겸손하게 엎드리고 자신의 인식의 한계를 인식하고 전적으로 선하시고 의로우신 하나님 앞에 송영을 올려 드리도록 하는 실천적인 변신론이었다.

우리는 범사에 재난을 인간의 죄와 연관 짓거나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이해하는 극단적인 해석도 경계해야 하지만 천지간에 일어나는 일들이 하나님의 다스리심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듯이 이신론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신앙적으로 바른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학적 성찰 / 김지찬 교수(총신대신대원)
‘코로나 팬데믹과 계시 의존 사색의 중요성’

을 살펴볼 때 전염병은 누가 누구를 섬기는가의 이슈와 가장 깊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염병이 최초로 언급된 출애굽기 5장 3절을 볼 때 하나님은 히브리인이 하나님 섬기는 것을 방해했을 때 애굽에 전염병을 내리셔서 바로를 굴복시켰다. 또 성경의 전염병 이야기에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침범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님께 가까이 가도록 선택받은 자가 거룩하다는 사실을 드러내기 위해 선택받지 않는 이들을 죽이셨다. 결국 전염병 팬데믹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침범한 결과로 생긴 것일 수 있다. 구약에서 전염병을 그치게 하는 방법은 한 가지 즉 속죄의 기도 뿐이었다. 전염병의 원인을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찾고 전염병 대유행과 재확산의 책임을 다른 이들에게 돌리는 한 전염병을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설교자나 그리스도인들은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의 의과학적 원인을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병으로 인해 생기는 두려움과 불안과 공포를 다루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 짙게 깔려 있는 배제와 차별, 두려움과 공포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영적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사회학적 성찰 / 박영신 교수(연세대 명예)
‘코로나 큰 돌림병 그 너머의 교회 그림’

나는 오래 전부터 우리 사회가 두 가지 조직 원리로 움직인다는 논지를 펴왔다. 첫째는 경제성장의 논리에 휘둘리는 경제주의다. 물질이 모두가 지향해야 할 삶의 궁극 목표가 되고 삶의 성패를 가르고 재는 최종 기준이 되었다. 둘째 가족 단위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가족주의다.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좁다란 결속 의식을 강화하고 그 의식을 끌어들여 교류하고 그 의식의 테두리 안에서 활동한다. 교회도 예외이지 않았다. 이의 극단 현상이 교회 세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교회의 전선은 분명하다. 물질의 부를 삶의 목표로 믿고 어떻게 하면 자기/집안이 잘 살 수 있을까 하고 발버둥치며 이를 위해 기도하는 좁다란 삶의 지향성에 맞서야 한다. 다시 말하면 삶의 조건을 조건으로 끌어내리고 이를 삶의 목표 밑에 두고 다스리는 삶의 지향성과 자기/집안 중심의 지평 그 너머 이웃 일반에 대한 관심을 지니는 이웃됨의 지향성을 일러주고 마련해 주는 일이다. 이 길은 현존 질서와 동일시할 수 없는, 동일시해서는 안 되는 초월 신앙에 대한 감수성의 회복을 가리킨다.

선교학적 성찰 / 김철수 선교사(케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바라보며:선교신학적 성찰과 제언’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가 자국중심 혹은 자문화중심주의로 더욱 기울면서 신국수주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은 더욱 강해질 것이고 특별히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은 그 강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리는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고 지난 사역들과 그 결과들을 겸손히 분석하고 평가해 보아야 한다.

코로나19는 반성뿐만 아니라 변화를 필요로 하는 영역들이 무엇인지도 심각하게 살펴보도록 도전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2세기동안 당연히 여겼던 속지주의적 선교방식, 즉 지리적으로 거점을 확보하여 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행해 오던 선교적 접근을, 오늘의 상황에 비추어 진지하게 분석하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들은 신속히 파악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와 관련 지역교회가 선교 수행의 주체로서 국내뿐만 아니라 타문화권 선교의 실천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속인주의적 접근으로 선교사의 역할을 전환, 현지인 리더십 개발에 궁극적 목표를 두고 이를 위한 제자도 사역에 집중해야 한다.

대사회적인 측면 / 이인호 목사(더사랑의교회)
‘코로나시대 대사회적인 사역에 대한 목회적 성찰과 대안’

코로나19 상황은 교회의 공공성을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교회는 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종교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욕을 먹는다. 일부 교회가 방역수칙을 외면했기 때문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들어가 보면 우리의 진정성과 연결되어 있다. 교회는 복음전도의 사명을 늘 최전선에 두지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엔 소극적인 면이 많다. 긍휼이 교회의 표현이며 체질이 되기까지 변화되어야 한다.

오직 복음전도, 영혼 구원 외에 모든 것을 자유주의로 치부하고 사회적인 책임, 변화를 말하면 복음주의가 아니라고 여기는 편협한 신학은 결코 개혁주의가 아니다. 교회는 사람들의 닫힌 마음을 다시 열기 위해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고 희생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리스도인 가정이 이웃사랑의 전초기지가 되어야 한다. 교회의 대사회적인 사역을 개발, 정착, 발전시켜야 한다. 지역사회와 연대해서 섬기며 사역 범위를 확장하고 전문화해 나가야 한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연합이었다. 연합이 부재하자 그 틈을 타 유튜브에는 정체불명의 지도자들이 출몰했다. 교회들이 연합하며 지역사회를 섬기면 섬김의 영향력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교회교육 /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코로나 시대, 온라인 사역으로의 전환과 향후 과제’

코로나19로 인해 삼일교회에서 가장 먼저 변화를 맞이했던 것은 선교였다. 대면 선교가 취소된 지 1년이 되었을 때 교회는 모든 선교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선교 시작 전 각 선교팀별로 선교지에 전도 용품과 선물을 우편으로 발송하고 선교 기간에는 현지 선교사, 목회자, 성도들과 온라인으로 모임을 가지며 사역했다. 온라인 방식의 선교는 선교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 현지 목회자와 성도들이 선교 사역의 주체가 되게 했다.

교회학교 사역을 위해 공과 공부를 위한 교재와 특별 활동 키트를 택배로 발송하고 영상을 제작하여 예배와 교육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로 인해 부모들이 자녀의 신앙 교육에 대해서 이전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신앙교육에 있어 사정의 중요성을 발견했다. 소그룹 모임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위해 소그룹 인도자를 위한 온라인 모임 인도법 강의를 열고 부서들마다 서로의 모임 인도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기회도 마련했다. 
또 온라인 모임에 맞게 기존 소모임 교재를 새롭게 개편했다. 온라인 사역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형태의 변화 이상을 요구한다. 기존 질서와 역할의 변화가 반드시 수반될 수밖에 없기에 새롭게 요구되는 역할에 대한 열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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