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로회 독자적 재정지원 약속 오해로 답보 상태 … 총회 추경도 힘들어 다각적 협조 중요

전국장로회연합회 박요한 회장이 4월 16일 호남지역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날 전국장로회연합회는 이미 선정된 327개 교회에 혜택이 가도록 협력하기로 했고, 이날 후원대상 교회 명단을 교회자립개발원에 통보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장로회연합회 박요한 회장이 4월 16일 호남지역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날 전국장로회연합회는 이미 선정된 327개 교회에 혜택이 가도록 협력하기로 했고, 이날 후원대상 교회 명단을 교회자립개발원에 통보할 것이라고 했다.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긴급 생활비 2차 지원이 답보 상태다.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긴급 생활비 지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교단 소속 목회자를 돕기 위해 총회(총회장:소강석 목사)가 한국교회 최초로 시도한 사업이었다.

총회는 지난해 11월 19일 개최한 총회실행위원회에서 총회교역자최저생활기금 40억원 가운데 20억원을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긴급 생활비 지원금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전국장로회연합회(회장:박요한 장로)와 장로신문사(사장:정채혁 장로)가 총 1억6000만원 재정으로 미래자립교회를 돕기로 약속했다.

이에 총회는 총회교회자립개발원(이사장:이상복 목사)이 선정한 1822개 교회에 각 100만원을 지원했다. 이후 20억원 가운데 미지급한 178개 교회 포함, 총 327개 교회 목회자들에게 2차로 지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2차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교단 소속 목회자들의 고통을 경감시켜주고자 긴급구호 성격으로 시작했던 당초 사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2차 지원 왜 멈췄나?

2차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긴급 생활비 지원이 멈춰진 이유는 ‘착시’ 때문이었다. 전국장로회연합회는 1억6000만원의 재정을 들여 미래자립교회를 돕기로 한 것은 애초부터 독자적인 지원방식으로 동참하겠다는 취지였다.

50회기를 맞은 전국장로회연합회가 희년 정신으로 총회가 진행하는 선한 일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지역 장로회와 연계해 ‘50+50’ 방식으로 미래자립교회를 돕기로 계획했다. 다시 말해, 노회별 장로회가 50만원을 출연하면, 전국장로회연합회가 나머지 50만원을 지원해 총 100만원을 돕기로 하는 방식을 구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총회와 교회자립개발원 관계자들은 1억6000만원의 재정을 총회에 전달하는 것으로 이해했고, 이를 기반으로 2차 지원 대상교회를 늘려 선정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착시가 일어난 것이다.

이해당사자들의 현 입장은

2차 지원이 답보 상태인 현재 이해당사자인 총회임원회, 교회자립개발원, 전국장로회연합회는 어떤 입장일까. 우선 전국장로회연합회는 “전국장로회는 처음부터 지역 장로회와 연계해 창의적 방식(50+50)으로 동참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는데, 이제 와서 장로회 때문에 사업이 멈췄다는 오해를 받아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교회자립개발원은 이에 대안으로 부족분인 1억4900만원을 총회에서 추가 편성하든지, 지원금을 50만원으로 하향조정한다면 전체 교회에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총회임원회에 보고한 바 있다. 이에 총회임원회는 현재 소위원회를 구성해 현 상황을 파악해 20일 열리는 회의에서 관련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대안, 없는 것은 아니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전국장로회연합회는 4월 16일 가진 워크숍에서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긴급 생활비 지원 건을 최우선으로 다뤘다. 이날 교회자립개발원이 선정한 327개 교회를 우선순위로 지원해 줄 것을 지역 장로회에 협력을 구했다. 가급적 기 선정 교회에 혜택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다. 그럼에도 장로회가 조직된 노회는 136개에 불과하고, 로컬 장로회 선정 교회를 우선 지원할 수밖에 없어 전체를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일각에서는 교회자립개발원도 GMS처럼 자체적인 노력으로 부족분을 충당해야 하지 않느냐는 문제제기도 있다. 이에 개발원 측은 그럴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이사회 회비로 장학금 지원 사업을 하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 이사회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 그 외 융통할 재정적 여력도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총회 추경 △327개 대상 교회 지원을 우선으로 하는 장로회의 배려 △뜻있는 교회의 협업으로 부족분 메우는 방법이 대안으로 꼽힌다. 현재 총회의 추경은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선’ 장로회 노력, ‘후’ 전국교회 협력으로 이미 선정된 교회에 혜택이 가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시간도, 그럴 이유도 없다. 오로지 수혜자 입장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코로나19로 가중된 미래자립교회의 고통을 경감시켜 주고자 했던 첫 마음을 다시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도움을 기다리는 327개 교회에 대한 긴급 수혈이 이뤄지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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