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새로운 북미 관계’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
[논단] ‘새로운 북미 관계’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
윤은주 박사((사)평통연대 본부장)
  • 기독신문
  • 승인 2021.04.0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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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과정에 있어서 남북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개진된 바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답보 상태지만 정상회담을 통해 네 차례 합의서가 채택됐고, 민간 교류에 있어서도 이산가족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지원과 개발지원, 스포츠·문화·학술·종교 교류, 금강산과 개성 관광, 개성공단 등 다양한 사업 경험이 축적되었다.

통일방안에 있어서도 노태우 정부의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한 김영삼 정부의 한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한 3단계 통일방안(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공식적으로 자리잡았고 ‘점진적인 평화통일’이 점차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여전히 북한 정권 붕괴 후 흡수통일을 주장하지만, 이는 현실성 없는 기대이다.

북한의 체제 내구성은 노동자 계급의 독재를 당연시하는 이념과 당이 국가기구를 장악하는 당-국가 시스템에서 나온다. 또한 주체사상이 국가의 지도이념으로 부각되어 1992년 개정된 헌법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대신하게 됐고 ‘우리식사회주의’를 뒷받침해왔다. 김일성 민족주의를 정당화하는 주체사상은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직면한 혹독한 국가 위기를 극복하게 한 근거였다.

2008년 김정일의 뇌졸중 발병 이후 후계 수업을 거쳐 2012년 집권한 김정은은 ‘핵-경제 병진노선’을 추구했다. 6차례에 걸친 핵실험과 수십 차례의 미사일 발사 실험 후 2017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은 이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핵무장으로 체제를 지키게 됐으니 이후로는 경제개발에 집중하여 인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은 1990년대 초부터 세계 유일의 패권국인 미국을 상대로 벌여왔던 체제 안보 전략이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최초로 성사된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비핵화에 우선순위를 두었지만,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와 평화협정 체결, 북미수교에 관심이 쏠려 있었다. 1항 규정대로 새로운 북미 관계가 실현된다면 북은 ‘핵 대신, 쌀’을 통해 국가 발전전략을 추구할 터였다. 존 볼턴 같은 강경파의 입김과 의회에서 진행 중이던 코언 청문회 등 미국 국내정치 영향 속에 불발로 끝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남북관계를 단번에 얼어붙게 했다. 북한은 영변의 핵시설 폐기 대가로 대북제재가 풀릴 것을 기대했지만 낭패를 봤기 때문이다.

2011년 오바마 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 회귀’ 전략을 구사했다. 2017년 성주에 배치한 사드 체계는 북한의 핵을 빌미 삼은 대표적인 대중국 군사행동이었는데, 피해는 고스란히 중국에 있던 우리 기업들에게 돌아갔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경제와 군사안보를 견인하고 다른 한편 북한과 미국의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 역할을 해야 하는 우리는 지정학적으로나 민족사적으로 중대한 시험대를 통과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을 상대로 북미수교가 대중국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1992년 한중수교 당시 부시 정부는 교차승인 차원에서 북미수교에 응했어야 했다. 북한은 미군 철수를 조건으로 하지 않는 평화협정체결과 북미수교를 제안했지만, 미국은 정권이 곧 무너질 것으로 예측하고 무시했던 것이다. 이후 2000년 클린턴 정부는 국교 수립 직전 단계인 북미코뮤니케를 채택한 바 있다.

난마처럼 얽힌 국제사회 이해충돌의 현장 속에서 어느 때보다 한국교회의 역할이 필요해졌다. 새로 출범한 바이든 정부가 클린턴 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합의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미국 동포사회와 국제네트워크를 총동원하여 민간외교에 나서야 할 상황인 것이다. 최근 미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종전선언결의안과 북미이산가족상봉법안을 추진 중인 동포단체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조직이나 영향력 면에서 훨씬 앞선 한국교회가 민간외교에 앞장선다면 북한선교의 문이 활짝 열리는 것은 물론 세계 선교 역량도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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