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사실 중 하나가 교회 지도자들의 ‘근시안적 사고’다. 20여 년 전부터 다음세대에 대한 불안한 지표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대비한 게 아무 것도 없다. 은퇴목회자 연기금 또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사실 다음세대와 연금제도는 나라님도 어떻게 못 해보는 난제다. 정부는 지난 15년 동안 225조원을 투입해 출산율 반등을 노렸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하위인 0.84명을 기록했다. 이미 산부인과와 영유아 관련 산업은 파산하고 있으며, 신입생을 못 채운 대학들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10여 년 전부터 대학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학령인구 급감으로 구조조정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총회 인준 신학대학뿐만 아니라 총신대도 정원 채우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5년 안에 붕괴되는 신학교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일학교는 어떤가? 5년 전 전국주일학교연합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60%나 된다. 설상가상 코로나19와 합계출산율 0.84명 여파로 주일학교 붕괴는 급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청년세대는 별다를 것 같나? 대학선교단체 간사들은 한결같이 “10년 전에는 난파선이었으나 지금은 침몰 그 자체”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고령 사회 진입으로 국민연금은 2040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곧이어 파산한다는 뉴스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연금은 나라님도 어떻게 못 하고 두 손 든 제도다. 총회 연기금도 별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예측이 끊이질 않는다.

세계 최저 출산율은 국가소멸로, 세계 최고 고령화는 국가파산으로 치닫고 있다. 교회, 노회, 총회 또한 대한민국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기자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20년 전에는 어찌해볼 방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미래에 목숨을 건 지도자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며,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미 늦었다. 붕괴가 더디 오길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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