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세 만학도 김주원 목사, 석사학위 취득

팔순 나이에 다시 대학교로 돌아가 학업을 무사히 마치고 석사학위를 취득한 김주원 원로목사.
팔순 나이에 다시 대학교로 돌아가 학업을 무사히 마치고 석사학위를 취득한 김주원 원로목사.

모르는 사람 눈에는 학교에 오래 재직한 명예교수이거나, 손자 졸업식에 찾아온 할아버지 축하객쯤으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오늘 당당하게 동료들과 나란히 선 졸업생 중 한 사람이었다. 83세의 만학도 김주원 원로목사(대전중부교회)의 이야기이다.

김주원 목사는 2월 23일 거행된 한남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년 반 동안 교육대학원 한국어교육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자신의 고향인 제주의 문화를 소재로 한 ‘제주 민요의 문학적 특성과 언어 문화적 가치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까지 호평 속에 완결했다.

45년간의 목회생활을 마치고 남들 같으면 여생을 쉬고 즐길 나이에, 이미 자신의 세 자녀가 졸업한 대학교로 돌아가 60살 가까이 차이나는 어린 학생들과 고된 학업을 치르는 도전에 나선 까닭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 전부터 해외에 나가 선교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었습니다. 태국 선교사로 섬겨온 김정웅 선교사를 도와 현지인들에게 한글도 가르치고, 복음도 전파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 속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어 여건이 마련되기를 기도하는 중입니다.”

팔순의 나이가 무색하게 김 목사는 꿈도 체력도 청춘 못지않게 왕성하다. 재학 기간 내내 집에서 한남대 캠퍼스까지 걸어서 한 시간 넘는 거리를 도보로 오갈만큼 그의 열정은 통째로 세월을 삼켜버렸다.

새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철자법이나 언어표현 등에 더욱 완벽을 기할 수 있게 되었고, 해외선교 사역도 감당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우연히 참가한 영어성경 암송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일로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물론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막상 졸업을 하고보니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박사과정까지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 나이에 학업을 완수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 ‘학우’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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