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과 연말을 앞두고 사랑복지공동모금회가 이웃돕기 활동으로 펼치는 ‘사랑의 온도계’ 눈금이 오르지 않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매년 세모(歲暮)가 되면 거리에 비록 캐럴소리는 들리지 않더라도 구세군의 자선냄비 종소리는 어디에서나 희망차게 들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사람들간의 접촉이 어려운 탓인지 좀처럼 사랑나눔이 시원치가 않다.

구세군에 따르면 올해 거리모금액이 12월 14일 현재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했다는 보고다. 12월 1일 시종식을 거리가 아닌 실내에서 온라인 중계로 실시한 탓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위축된 시민들의 마음이 자발적 모금에 고스란히 나타난 것 아니냐는 평가들이 잇따르고 있다. 구세군은 제반 환경을 고려하여 자선냄비 개수도 축소하고 서민보다는 기업후원에 신경을 쓰면서 모금을 추진하고 있지만 모금액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도 마찬가지다. 올해 연탄기부는 지난 해와 비교하여 59%에 지나지 않아 역대 최악이라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취약계층을 돕는 손길도 뚝 끊겨 올해 힘들게 사는 이웃들의 겨울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국교회총연합을 비롯한 교계 연합기관과 각 교단의 총회장 2020년 성탄절 메시지를 보면 대다수가 이웃과 함께하는 성탄절을 강조하고 있다. 예장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이웃에게 아무리 사랑을 나누어 주고 싶어도 비대면 시기에 힘든 상황이다”라며, “은밀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리고 조용하게 그리스도의 사랑의 선물을 전달하는 성탄절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주변의 어려운 교회와 이웃을 섬기는 것이 ‘교회 세움’이 되고 포스트 팬데믹 처치를 다시 일으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루 성탄절’이 되면 안 된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힘들지만 이럴 때 일수록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온기가 넘치는 성탄절이 되길 바란다. 사랑의 온도계의 눈금이 쑥쑥 올라갈 수 있도록 함께 정성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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