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선 목사, 자녀 상실한 아픔 넘어서는 신앙 그려

<포스터 인물> (이병선/청어)

은퇴 후 소설쓰기라는 작업을 통해 문학과 복음사역에 매진 중인 이병선 목사(사진)가 새로운 작품 <포스터 인물>(청어)을 발표했다.

네 편의 중단편으로 꾸며진 <포스터 인물>은 그 동안 장편소설이나 연작소설 위주로 집필활동을 해온 이병선 목사의 첫 소설집이다. 지난해 전영택문학상과 세종문학상을 안겨준 총 4권짜리 대작 <전쟁여행> 이후 1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소설집에는 ‘고성대호’ ‘할머니’ ‘황조’ ‘포스터 인물’ 등 네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있다.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불시에 자녀를 잃어버린 가정의 고통을 소재로 신앙과 삶의 문제를 다루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성대호’에는 두 주인공이 부주의로 말미암아 어린 동생이자 조카가 물에 빠지며 벌어지는 소동, ‘할머니’에는 음주운전 사고로 목숨을 잃은 대학생 손자와 그를 누구보다 아끼던 할머니의 서글픈 작별, ‘황조’에서는 시장바닥에서 미아가 된 딸을 평생 찾아 헤맨 부모의 한숨, ‘포스터 인물’에는 자식을 유괴한 범인들의 정체를 알게 된 주인공의 분노가 각각 그려진다.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자녀의 상실 앞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내면,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휘되는 신앙 등은 작가의 전작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전개들이다. 전도를 최종 목적으로 삼아온 목회자로서의 진면목이 이번 작품들에서도 여실히 입증되는 것이다. 설교체나 찬송시처럼 일반적인 소설에서 보기 힘든 문법과 리듬들도 종종 동원된다.

이에 대해 한국문인협회 이광복 이사장은 ‘신앙의 길 위에 소설쓰기’라는 제목의 추천사를 통해 “목사인 구도자의 길과 소설가인 작가의 길은 분명 다르면서 닮은 점이 많다”면서, “작가의 가슴 깊이 자리 잡은 구도의 길과 작가의 길이 함께 훨훨 비상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병선 목사는 “새로운 작품에 착수할 때마다 다른 인생사와 인생관을 마주하지만, 그 속에서 인생무상이라는 세상의 철학이 아니라 용서와 구원이라는 해답을 반드시 찾아내려 한다”면서 미발표작과 새로운 창작물을 계속 다듬어 꾸준히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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