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대행마저 사퇴, 리더십 공석 사태
임시총회 개최 앞두고 내부갈등 심화

한기총 대표회장이 다시 공석이 되면서 임시총회를 열어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내부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1월 열린 한기총 제31회 정기총회 모습.
한기총 대표회장이 다시 공석이 되면서 임시총회를 열어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내부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1월 열린 한기총 제31회 정기총회 모습.

전광훈 목사가 직무정지 중이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직을 사퇴한 데 이어 직무대행을 맡아오던 이우근 변호사까지 물러나면서 한기총 대표회장이 다시 공석이 됐다. 곧 임시총회를 열어 새로운 대표회장 직무대행을 선출해야 하는데, 임시총회 소집권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내부 갈등 중인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정상화의 길이 요원한 상황이다.

전광훈 목사는 8월 21일 유튜브 이은재TV를 통해 대표회장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전 목사 직무정지 가처분 판결 후 법원이 파송한 직무대행 이우근 변호사 역시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퇴 의사를 전했다. 이 변호사는 “전 목사가 사퇴서를 제출해 후임 대표회장 조기 선출의 길이 열렸다. 법원이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을까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전광훈 목사 직무정지 가처분 판결을 이끌어 낸 한기총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엄기호 목사·이하 비대위)는 법원에 새로운 직무대행을 파송해 달라고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비대위 김정환 목사는 “법원에서 파송한 직무대행이 사퇴했으니 법원이 새로운 인물을 선임해 임시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순리적으로 옳다”며 “전 목사가 깎아놓은 한기총의 위상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임시총회준비위원회(위원장:홍재철 목사·이하 준비위)는 한기총 정관에 따라 대표회장 중 최연장자가 대행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준비위 김인기 목사는 “정관에 따라 김창수 목사가 현재 권한대행이다. 준비위는 30여 회원 교단장 및 단체장 명의로 법원에 임시총회 개최를 요청한 상태”라며 “한기총의 대표성을 회복하고 정상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한기총 사무총장 박중선 목사 역시 임시총회 개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가 임시총회를 개최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결국 주도권 싸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누구를 소집권자로 임시총회를 열 수 있을지 결정될 전망이다. 게다가 현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모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임시총회가 아닌 내년 1월 한기총 정기총회 때 대표회장을 선출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현재 교계 연합기관 대표성이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김태영 목사 등)으로 옮겨간 상태에서 대표회장 선출을 하더라도 한기총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