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민 박사(전 백석문화대 총장)가 신약과 구약의 히브리어 헬라어 원문을 새롭게 번역한 주석 성경 <원문 번역·주석 성경: 신약·구약>(쿰란출판사)을 완간했다.

<원문 번역·주석 성경>은 구약 2542페이지 신약 2103페이지로, 총 4645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다. 저자는 2002년부터 작업을 시작해 17년 동안 매일 시간을 쪼개 원문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했다. 거기에 주석을 첨부했다. <원문 번역·주석 성경>은 고대 사본들과 세밀하게 비교·대조해 번역의 정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현장답사 경험과 고고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성경의 지리와 문화, 풍습 등을 생생하게 묘사해 주석의 퀄리티를 높였다. 저자 고영민 박사에게 <원문 번역·주석 성경>에 관해 물었다.<편집자 주>

구약 2544면 79000원 | 신약 2106면 59000원고영민 번역·주석 | 박종구(월간목회) 기획 | 이형규(쿰란출판사) 발행
구약 2544면 79000원 | 신약 2106면 59000원고영민 번역·주석 | 박종구(월간목회) 기획 | 이형규(쿰란출판사) 발행

<원문 성경·번역 주석>은 어떤 책인가?

= 본서는 문자 그대로 원어(히브리어, 헬라어)로 쓰인 신·구약의 원문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전통적인 해석원리에 따라 성경적으로 주석한 우리말 성경책이다.

원문 주석(Textual Commentary)은 성경의 기본 자료인 고대 사본부터 시작해 성경의 형성과정과 성경 언어의 뜻, 신학적인 배경 등을 다루기 때문에 ‘주석 위의 주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신약에서는 43개의 번역본(한·영·독·불·라틴어)을 비교, 대조함으로써 성경의 다양한 번역 기능성을 제시했다.

원문 성경 번역 프로젝트를 하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

= 성경을 직접 번역한 이유는 쉽고 정확한 번역의 필요성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10여 종의 번역 성경들이 있다. 그중 한국교회가 현재 강단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대한성서공회가 발행한 “개역개정판 성경”이다.

이 성경은 원래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인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등이 주축이 된 번역위원회에서 주로 영역판(KJV, ASV)과 한문 성경 등을 대본으로 삼아 번역한 <구역 성경>(신약은 1901년, 구약은 1911년 발행)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구역 성경>은 여러 차례 수정과 보완 과정을 거쳐 <개역 성경>이 됐고, 근래에 들어 다시 개정하여 <개역 개정판 성경>이 됐다. 여러 차례 개정을 했지만 번역된 단어나 문장의 뜻이 원문과 차이가 나거나 애매한 부분들이 많이 있다. 또한, 지금은 통용되지 않은 옛 구어체 표현들이 상당수 있어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다.

그래서 본서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제물포에 역사적인 첫발을 들여놓은 지(1885년) 13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성경 원문에 기초하여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번역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번역과 주석을 하게 됐다.

무엇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나?

= 이번 성경을 번역하면서 원칙적으로 형식 일치의 번역(Formal Correspondent Translation), 즉 문맥의 일관성보다는 히브리어나 헬라어의 문법과 구분, 단어들을 가능한 한 그 의미대로 유지하면서 축어적(Verbal)으로 번역하는 형식을 취했다. 그러나 이해하기 힘들고 본문의 뜻을 전달하기 어려울 때는 과감히 내용 동등성 번역(Dynamic Equivalent Translation), 즉 원문이 지닌 역사적인 목적과 그 당시와 관련된 특별한 상황 등을 고려하면서 원문의 의미를 최대한으로 살렸다. 일단 성경 원문의 단어와 문법 형식을 정확하게 문자적으로 번역한 다음 수용 언어로 전달하려고 최신 표현 기법을 사용했다.

난해한 고어체, 익숙하지 않은 용어 등은 현대 통용어로 쉽게 번역했다. 원어 단어뿐 아니라 동의어와 반의어, 동음이의어의 의미와 유배, 배경 등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성경 원문을 정확히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가?

= 사실 성경 언어인 히브리어와 아람어, 그리스어를 정확히 자국어로 번역해 놓은 성경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번역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성경 속에 계시가 된 하나님의 뜻에 거의 접근한, 아니 완전히 일치된 내용은 밝혀낼 수 있다.

우리 모두에게 말씀에 대한 사명과 책임이 주어져 있다. 권위 사본들과의 비교 대조, 아직 뜻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많은 단어들, 우리말로 옮기기 힘든 고대 언어들의 낯선 의미들은 번역하는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힘든 난제들이었다. 성경은 있는 그대로 번역되고 해석될 때에만 참된 계시의 말씀이 될 수 있다. 이를 믿고 끝까지 번역한 책이 바로 <원문 번역·주석 성경>이다.

성경 주석한 ‘전통적인 해석 원리’의 기준은 무엇인가?

= <원문 번역·주석 성경>은 바울과 어거스틴, 루터와 칼빈 등으로 이어지는 “성경을 성경으로” 해석하는 전통적, 성경적 해석 원리를 취하고 있다. 성경 해석의 기본 체제(번역·주석·강해)를 삼위일체식으로 밀접하게 연관 지어 주석했다. 무엇보다도 학자들의 다양한 의견과 학설을 성경적 관점에서 평가하고 결론을 내렸으며, 신학의 학문성과 주석의 창조성을 최대한으로 높이고 교회와 목회 현장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강해했다.

성경 전체를 흐르는 구속사의 맥락을 따라 누구든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믿고 받아들일 수 있는 번역이 되도록 원어와 문장, 전체 내용, 그리고 사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백석문화대학 총장을 역임한 고영민 박사가 한국 개신교 선교 130주년을 기념해, 신약성서에 이어 구약성서 원문을 알기 쉽고 정확하게 우리말로 번역하고, 전통적 해석 원리를 따른 주석과 함께 담았다.
백석문화대학 총장을 역임한 고영민 박사가 한국 개신교 선교 130주년을 기념해, 신약성서에 이어 구약성서 원문을 알기 쉽고 정확하게 우리말로 번역하고, 전통적 해석 원리를 따른 주석과 함께 담았다.

책을 어떤 방법으로 활용하면 말씀을 더 깊이 알 수 있는가?

= 본서는 크게 번역과 주석으로 나누어져 있다. 번역 부분은 옆 주에 있는 40여 개의 번역 내용과 비교할 때 더욱 정확한 번역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번역들은 설교 준비나 성경 연구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주석 부분은 제한된 지면 관계로 상세히 다루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핵심적인 요점들은 비교적 폭넓게 요약했다. 따라서 전체 문맥이나 내용을 파악하는 데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과 중요한 문제들은 현재 집필 중인 성경 원문 주석(전 36권)에서 다루어지게 될 것이다.

<원문 성경·번역 주석> 읽기를 누구에게 추천하는가?

= 무엇보다도 먼저 목회자들에 권하고 싶다. 오늘날 강단 설교에서는 성경 본문보다는 시사 문제나 상식, 예화, 간증 등이 많이 인용되는 경향이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종교 개혁자들(루터, 칼빈, 멜란히톤)과 교회 부흥을 일으킨 설교자들(매튜 헨리, 웨슬리, 스펄전, 무디 등)은 대부분 성경을 인용하거나 해석하는 설교를 했다.

또한 본서는 학자들이나 성경 연구에 관심이 있는 평신도들에게 많은 참고자료를 제공한다.

미래의 성경 번역에 대한 고언을 부탁한다.

= 한국교회는 선교 130년에 세계 선교 역사상 기적과 같은 부흥을 이룩했다.  부흥의 밑바탕에는 성경 말씀이 지닌 권위와 능력이 강하게 역사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역 성경>이나 <개역 개정판 성경>은 한국교회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번역 성경이 아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새 시대의 흐름에 부응할 수 있는 하나님 말씀을 번역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모두 공감하고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표준번역 성경을 출간하기 위해 성경 원어와 신학에 정통하고 신실한 신앙적 인격을 소유한 번역자들을 선정해야 한다. 그리고 철저한 번역원칙과 기획을 세우고, 모든 재원과 경비에 대한 아낌없이 후원이 필요하다.

교회 역사가들은 종교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마틴 루터가 번역한 성경(바르트부르크성에서 번역 시작, 12년 만에 완성)에서 찾고 있다. 만일 우리 한국교회가 오직 성경(Sola Scriptura)으로 돌아가서 성경만을 가르치고 성경대로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제2종교개혁의 불길이 다시금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해 활활 타오르게 되는 날이 속히 오리라 믿는다.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 하나님께서 건강과 시간을 허락해 주신다면 그동안 오랜 기간 준비해온 자료들을 정리해 지금 집필하고 있는 신·구약 주석을 완필하고 싶다. 또한 이미 출간된 번역·주석 성경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내용을 대폭 확장해서 전공자나 목회자가 성경 연구와 설교 자료 등에 인용할 수 있도록 유익하고 다양한 내용을 다루어 보고싶고 또 이미 출간한 신·구약 번역 성경에서 정확성과 완전성에서 빗나간 본의 아닌 번역상의 오류나 주석상의 미비점들은 계속해서 철저히 시정하고 보완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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