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선교사’ 아닌 ‘선교사역 한 단계 완성’으로 보고 도와야

한국위기관리재단이 주최하고 ACTS네팔선교연구원이 주관한 ‘비자발적 철수 선교사를 위한 다음 사역 준비 세미나’에서 안드레 선교사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이 주최하고 ACTS네팔선교연구원이 주관한 ‘비자발적 철수 선교사를 위한 다음 사역 준비 세미나’에서 안드레 선교사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ACTS 네팔선교연구원 ‘준비세미나’서 경험 나눠

다니던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게 된다면 그 충격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선교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사역하던 선교지에서 갑작스런 추방과 입국거절을 당해 사역을 멈추게 될 때 느끼는 고통 역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일 것이다.

최근 중국과 인도 등에서 갑작스럽게 그리고 대규모로 선교사들이 사역지를 떠나야 했다. 일명 ‘비자발적 철수’를 강요당한 것이다. 이들 비자발적 철수를 당한 선교사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신앙 안에서 돌아보고 향후의 발전적인 사역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 모임이 열렸다.

ACTS네팔선교연구원(연구교수:김한성)이 6월 11일 양재동 생각의정원에서 마련한 ‘다음사역준비세미나’에서 김한성 교수는 “교회들이 혹여라도 실패한 자로 비자발적 철수 선교사를 볼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재배치하기로 정하신 선교사들로 생각하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면서 “선교사들이 다음 사역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돕되 선교사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선교사의 비자발적 철수 상황은 교회 차원에서 볼 때도 선교사역의 한 장이 완성된 것”이라면서 “선교사가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린 후에 교회와 선교사가 지난 사역을 돌아보고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안드레 선교사(GBT)는 비자발적 철수를 먼저 당했던 아픔과 극복의 과정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안 선교사는 “비자발적 철수에 하나님의 의도와 계획이 있음을 믿고 감사를 회복해야 하고 죄책감을 가져서는 안된다”면서 “의도되지 않은 현재의 상황을 다음사역을 준비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선교사는 “나는 추방되어 있는 동안 거의 1년은 먹고 자고 책 읽고 기도한 것 같다”면서 “성급히 선교지로 다시 나가겠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지난 기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새로운 사역을 위해 영성 물질 학문 경험 등을 차분히 준비해 보라”고 제안했다.

한편 선교사들의 비자발적 철수 현상과 관련, 한국교회의 선교정책을 다시금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들도 있다. 한 선교동원가는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는 데에만 관심을 가졌고 선교지에 어떤 사역을 하는 몇 명의 선교사가 필요한지에 대해서까지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목회자 선교사들이 목회자 신분으로 선교할 수 없는 곳으로 나갔고 비자에 기재된 방문 목적과 실제 활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면서 “최근 많은 추방자가 있었던 중국과 인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일부 국가 등에서도 방문 목적과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며 해당 국가에 유익을 끼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비자연장 거부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선교관계자들은 “현장이 원하는 사역자를 파송하는 데 힘써야 하며 비공개 선교지역이 늘어가는 상황 속에서 언제든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파송 때부터 출구전략을 세워놓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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