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또 한 번의 대표회장 직무대행 체제를 앞뒀다. 여기에 사무실이 있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임대료를 장기간 미납해 소송에 휘말린 것으로 알려져, 해결해야 할 문제가 쌓여만 가고 있다.

한기총은 지난 5월 18일 전광훈 목사에 대한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판결을 받고 법원의 직무대행 파송을 기다리고 있다. 직무대행이 오면 임시총회를 거쳐 대표회장을 새로 뽑을 것으로 보인다. 직무정지 가처분 판결을 이끌어낸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엄기호 목사·이하 비대위)는 “법원이 직무대행을 파송하면 함께 상의해 한기총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겠다”면서 “특히 한기총에서 더는 정치 목사가 배출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한기총 내부에서는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한기총 공동회장인 김창수 목사는 5월 28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위주로 한기총이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비대위가 한기총 회원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직무대행이 오면 임원회를 거치는 등 절차를 밟아 한기총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대표회장 유고시 공동회장 중 가장 연장자가 직무대행을 맡는다’는 정관을 들어 본인이 직무대행임을 자처하고 임원회까지 소집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열지 못했다.

한기총 재정난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보였다. 비대위원장 엄기호 목사는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이 될 때 낸 돈이 총 1억5000만원이다. 재정이 모자랄 수가 없다. 전 목사 관련 재정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직무대행이 오면 그 부분을 명백히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창수 목사는 “회원 교단들이 회비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재정난에 휘말린 것이다. 교단들이 회비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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