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하는 농어촌 목회자에 힘 되었으면

<믿음나무에서 꽃피운 세 딸> (박철수 / 그린아이)

교회와 복음을 위해 엄청난 수고와 공헌을 하고도 정작 본인의 가족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후회를 남기는 목회자들이 적지 않다. 반대로 가족들에게 너무 많은 신경을 쓰느라 사역자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익산 봉곡교회를 섬겨온 박철수 목사는 그런 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은 케이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27년간 작은 농촌교회를 시무하는 동안 온갖 고비들을 이겨내며 성도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도 슬하의 자녀들을 어엿하게 키워냈으니 말이다.

5월 2일 봉곡교회 원로목사 추대식을 치르면서 박철수 목사는 행사에 참석한 교우와 하객들에게 책 한 권씩을 선물했다. <믿음나무에서 꽃피운 세 딸>(그린아이)이라는 제목을 가진 본인의 자녀교육 수기였다.

책 속에는 농사꾼 대학생으로 청년기를 보내고 신문배달 양복점점원 피아노조율사 공무원 등의 생활을 거쳐 목회자로 30년을 섬기다 은퇴한 박철수 목사 자신의 인생회고와 더불어, 세 딸의 양육 및 성장과 관련된 사연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보통은 서울대 졸업 후 외교관으로 활동하는 큰 딸, 영어아나운서가 되어 세계적인 기업들에서 일하는 둘째 딸, 항공사 간부로 성장 중인 셋째 딸 등 자녀들의 성공 스토리에 주목하겠지만, 이 책의 독자들은 그런 결실이 있기까지 오로지 믿음으로 세 딸을 키운 박 목사 부부의 간증에 저절로 초점을 맞추게 된다.

평신도 시절부터 자녀들을 순전한 예배자와 헌신적인 봉사자로 키운 이야기, 과외 한 번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 낙후된 환경 속에서도 항상 희망을 품고 최선을 다하도록 이끈 이야기, 성경묵상 기도생활 주일성수의 가치를 우선으로 삼도록 교훈한 이야기 등은 세속적인 성공을 신앙의 성공보다 더 중요시하는 오늘날 가치전도의 세태를 부끄럽게 한다.

박철수 목사는 “목회 뿐 아니라 가족들을 통해서도 감당할 수 없는 은혜를 내려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면서 “이 책이 지금도 어려운 환경에서 사역 중인 농어촌교회 및 개척교회 동역자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정년을 4년 앞두고 조기은퇴의 길을 선택한 박철수 목사는 거주지를 경기도로 옮겨 당분간 아내 홍경분 사모의 건강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다. 봉곡교회에는 그동안 익산 청복교회에서 사역해 온 황태현 목사가 후임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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