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청사교회ㆍ여수 연도교회ㆍ청주은성교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모두가 지쳐가지만 그 가운데서도 단비 같은 나눔으로 이웃들에게 청량제와 같은 기쁨을 선사하는 지역교회들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저마다의 형편에 따라 자신이 가진 것들을 아낌없이 베푸는 교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광주청사교회 성도들이 코로나19 사태로 고통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사랑의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청사교회 성도들이 코로나19 사태로 고통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사랑의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청사교회 코로나 고통 달래주는 사랑의 선물

우산동은 광주광역시에서도 주변부에 속하는 동네이다. 지리적으로도 외곽 쪽이지만, 힘든 사연들을 지니고 살아가며 세상의 중심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이웃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로 모두가 움츠린 속에서 이들은 더더욱 잊힌 존재가 되었다.

광주청사교회(백윤영 목사)가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서로서로 격리되어 외로운 사람들, 각자의 힘든 사정을 내놓고 한탄하기조차 어려워진 사람들을 위해 ‘사랑의 선물’을 마련해 나눈 것이다.

선물꾸러미에는 햇반 라면 참치통조림 김 우리밀제품 등 비상식량으로 쓸 수 있는 여러 먹을거리들을 5만원어치씩 총 300세트나 준비했다. 선물 준비에 소요되는 비용은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와 부활주일에 나온 헌금 전액으로 충당했다.

교우들이 정성껏 포장한 선물꾸러미들은 우산동주민센터에 위탁해, 꼭 필요한 가정들에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광주청사교회는 이웃사랑 사역에 남다른 열정을 쏟는 공동체이다.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마을기업 ‘들래미’와 협동조합 ‘좋은친구들’ 등을 설립하고, 작은 도서관과 커피전문점 등을 운영해 활기 있는 마을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앞장서왔다. ‘어르신 가요제’를 개최하고 청노대학, 늘기쁨요양원 등을 운영해 노인들을 섬기는 일에도 힘쓴다.

백윤영 목사는 “선한 일에 솔선하는 공동체가 되자는 ‘착한 교회론’이 목회자로서 추구해온 지론”이라면서 “정치적·경제적 논리로 풀지 못하는 이웃들의 아픔을 해소하는 밀알이 되도록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섬마을 전체에 부활절 선물 나눈 여수 연도교회

여수 연도교회 성도들이 이웃과 나눌 부활절 선물상자를 준비하고 있다.
여수 연도교회 성도들이 이웃과 나눌 부활절 선물상자를 준비하고 있다.

전라도의 동쪽 끝 섬인 여수 연도에도 부활절이 찾아왔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시점이었지만, 연도에서만큼은 모두가 기쁨과 소망이 넘치는 부활절을 맞이할 수 있었다. 연도교회(차도진 목사) 덕분이었다.

연도교회는 올해 부활절을 마을공동체와 함께 하는 나눔 잔치로 확대해보자는 뜻을 가지고 ‘부활의 기쁨을 주민과 함께’라는 슬로건을 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전통적인 부활절 상징물인 계란을 비롯해 떡 과일 수세미 물병 등을 담은 선물상자를 마련해 집집마다 돌렸다.

선물상자에는 예수 부활의 기쁨을 선포하는 동시에,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용기를 북돋는 메시지가 함께 담겼다. 특히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난치병 환자 등 더욱 힘든 환경에 처한 이들에게는 큰 위로의 선물이 되었다.

지난달 담임목사로 부임해 연도교회에서 첫 부활절을 보낸 차도진 목사는 “세상의 고통을 대신 짊어지시고 이 땅에 소망을 안겨주신 주님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이웃들을 위한 나눔 사역을 계속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마을 이장 김본준 씨는 “연도교회의 따뜻한 사랑과 위로에 모든 주민들이 큰 힘을 얻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농촌교회에 응원 손길 내민 청주은성교회

청주은성교회 호세길 목사(사진 가운데)가 여수노회교회자립위원장 김성진 목사(왼쪽)와 함께 옥적중앙교회를 방문하고 천승우 목사를 격려하고 있다.
청주은성교회 호세길 목사(사진 가운데)가 여수노회교회자립위원장 김성진 목사(왼쪽)와 함께 옥적중앙교회를 방문하고 천승우 목사를 격려하고 있다.

바다처럼 넓은 품을 지닌 청주은성교회(호세길 목사)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크고 작은 도움을 준 전국의 교회들은 무려 200여 곳에 이른다. 특히 4월 21일부터 25일까지는 전남 여수의 미래자립교회들이 청주은성교회로부터 힘이 불끈 솟는 응원을 받았다.

호세길 목사는 이 기간 여수노회교회자립위원장 김성진 목사와 간사 임흥주 목사의 안내를 받아 지역 농어촌교회와 낙도교회 등 미자립교회들을 순회하며, 각 교회의 고충을 청취하고 소정의 격려금을 전달했다.

닷새 동안 방문한 교회의 숫자는 총 53개. 이들 교회에 전달된 총액은 무려 2100만원에 이른다. 벅찬 강행군 속에서 호 목사는 잠시 탈진해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으나, 끝내 링거 투혼을 발휘하며 약속한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그 모습 또한 지역목회자들에게는 큰 감동이었다.

청주은성교회는 이번 사역을 단회성으로 마무리하지 않고, 사정이 크게 어려운 미래자립교회 열 곳을 선정하여 5월부터 매달 10만원씩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여수노회(노회장:전기성 목사)는 청주중앙교회에 감사패를 전달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임흥주 목사는 “청주은성교회의 아름다운 섬김으로 형제교회들이 큰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면서 “더욱 힘을 내 목회에 매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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