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성도에 간식 꾸러미 전달하며 신앙 격려
택배기사 응원으로 이어진 나눔, 지역에서 '찬사'
홍석재 목사 "고통스러운 시간, 서로 섬김 필요해"

김제새순교회가 격무에 지친 택배기사들을 위해 마련한 격려 문구와 간식꾸러미들.
김제새순교회가 격무에 지친 택배기사들을 위해 마련한 격려 문구와 간식꾸러미들.

결국은 디테일에서 가름된다. 분명한 명분을 지녔어도, 대세에 올라탄 것 같아도 사소한 틈을 허술히 말아야 그 뜻이 성취된다. 복음이라는 대의를 추구하는 교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김제새순교회(홍석재 목사)는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공동체이다. 성경이 가르치는 진리를 선포하는데 온 힘을 쏟으면서도, 주변의 작은 것들을 살피고 보듬는 정성을 발휘하는데 전혀 게으름이 없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감염우려로 인해 예배 출석을 하지 못하는 고령의 성도들에게 사랑의 간식을 보내는 일이 그 출발이었다. 온갖 주전부리들을 알뜰하게 챙긴 상자를 마련해 집집마다 배달하며 안부를 묻고, 신앙을 격려했다.

“아이고, 교회도 어려운데 저희에게 이런 것까지 챙겨주시고….”

기대하지 않았던 배려를 마주한 사람들이 감동에 사로잡혔다. 관심 밖의 존재, 별 도움도 안 되는 존재로 스스로를 평가 절하했던 이들은 눈물을 흘렸다. 소식을 접한 어떤 성도는 직접 100만원이나 되는 돈을 들고 담임목사를 찾아와, 사랑 나눔에 보태달라며 기부하기도 했다.

이는 또 다른 기쁨의 꽃을 피우는 씨앗이 되었다. 대상은 바로 택배기사들이었다. 홍석재 목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크게 늘어난 택배 물동량을 감당하다가 과로로 숨진 택배기사의 소식을 뉴스로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어떤 식으로라도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하여 하루에도 몇 차례씩 교회당을 드나드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응원선물을 준비했다. ‘수고 많으십니다’로 시작하는 간단한 인사문구와 함께, 바쁜 업무 중에도 행여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먹을거리 그리고 방역마스크 등을 꾸러미로 챙겨놓고 방문할 때마다 하나씩 가져가도록 했다.

크게 소문내고 한 일도, 남들에게 알아달라고 벌인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를 지역방송사에 제보했고, TV뉴스에 소개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지역사회에서 갈채와 찬사가 일어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홍 목사는 “모두가 고통스러운 터널을 지나가는 중이라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섬기는 모습이 더욱 필요하다”면서 “교회가 이 사명을 감당하는데 더욱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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