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와 부목사직 맞바꾼 동역자들
담임목사와 부목사직 맞바꾼 동역자들
  • 정재영 기자
  • 승인 2020.03.24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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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꿈이있는교회 의미 있는 리더십 교체
노지훈·조정환 목사 “목회비전 응원하며 새로운 도전 시작”
나이는 열네 살이나 차이가 나지만 노지훈 목사(왼쪽)와 조정환 목사는 꿈이있는교회에서 동역하며 좋은 믿음의 친구로 함께해왔다. 이제 두 사람은 담임목사와 부목사의 위치를 맞바꾸었다.

익산 꿈이있는교회 성도들은 특이한 경험을 하고 있다. 전에 듣지 못했고, 앞으로도 보기 어려울 풍경이 자신들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중이다. 담임목사와 부목사의 위치가 바뀐 교회라니. 어색하지만 신선하기도 하다.

14년 전 꿈이있는교회를 개척한 노지훈 목사는 근 몇 해 동안 차근차근 사역을 마무리할 준비를 했다. 목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성도들의 전폭적인 신망을 받는 가운데 이제 몇 해만 더 지나면 원로목사 신분까지 획득할 수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새로운 사역지로의 부르심을 끊임없이 느껴온 노 목사는 더 이상 현 상태에서 안주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애써 일구어온 목회현장을 하루아침에 내려놓고 떠나기도 어려운 처지. 마음이 급해졌다.

노지훈 목사
노지훈 목사

“교회를 내 것이라 생각한 적이 없었기에 담임목사직을 내려놓는 것은 오히려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후임사 선정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사실 마음에 품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개척 당시부터 저를 도와 온갖 고락을 함께 한 조정환 목사님이었죠. 꿈이있는교회의 정신과 역사, 그리고 성도들 각자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적임자라고 확신했습니다.”

이들은 오래 전 서울 동광교회에서 부교역자와 총신대 신학생 신분으로 처음 만났다. 신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왔고 전라도 출신이라는 공통점, 그리고 복음사역에 대한 일치된 비전 등으로 금세 친해진 두 사람은 결국 의기투합해 익산으로 나란히 내려왔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여수에서 교회를 개척해 사역하던 목회자셨어요. 목사로서 사명은 감당해야 하고, 가장으로서 생계는 책임져야 하고. 하여 밤이면 공장에 나가 일을 하시다가 그만 폐암이 발병해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아버지 유품인 가운을 입고 목사 안수를 받았지요. 지방으로 개척을 떠나가는 노 목사님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그림자가 느껴져, 그만 따라나섰습니다.”

조정환 목사는 개척사역 초창기에는 사실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털어놓는다. 맨 땅에 헤딩하듯 모든 작업을 손수 해내야 하는데 망치질 하나, 삽질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초짜란 사실을 쉴 새 없이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손수 집 한 채를 거뜬히 지어낼 정도로 다방면에 실력자가 되었다며 노 목사는 듬직한 후임자로 자란 조 목사의 등을 토닥인다.

단지 ‘기술자’로서만 조 목사가 성장한 건 아니었다. 듬직한 선배 겸 멘토 곁에서 끊임없는 독려를 받으며 실력 있는 설교자로 그리고 사명감 넘치는 목회자로 우뚝 섰다. 개척멤버들 사이에 이견이 발생하는 일도 비일비재했지만, 그 때마다 이들은 끈끈한 신뢰와 동역자 의식을 발휘하며 위기를 더 큰 기회로 바꾸어버렸다.

조정환 목사
조정환 목사

그렇게 서로 밀고 당겨주며 열다섯 살 청춘의 공동체로 키워낸 꿈이있는교회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목회, 청년들이 스스로 주도하는 사역, NGO의 방식을 채용한 전략, 생태계 보호와 전인건강을 추구하는 정신 등으로 신선한 충격을 일으키며 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정환 목사가 후임자로 사실상 낙점되면서, 부교역자가 담임목사직을 바로 승계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따르기 위해 두 사람은 노회와의 협력을 통해 필요한 조건을 다 충족시켰다. 그리고 올해 2월 23일 마침내 꿈이있는교회 제2대 담임목사 부임예식이 거행됐다.

노지훈 목사는 현재 공식적으로는 무임목사 신분이지만 아직까지 꿈이있는교회에 남아 사실상 부교역자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이게 무슨 파격이냐며 몹시 놀라워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노 목사는 “성도들이 새로운 담임목사와 멋진 호흡을 맞추도록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는 것도 전임 목회자의 책무가 아니겠느냐”고 담담히 말한다.

올 여름이 지나기 전 노 목사는 서울로 떠나 기독문화사역과 다음세대사역에 전념할 예정이다. 조 목사는 깊이를 더한 말씀사역으로 교우들을 반석 위에 세우고 싶다며 투지를 불태운다. 두 사람 각자에게 새로운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비록 몸은 떨어져도 서로를 계속 응원하며 힘이 되어주는 둘의 관계는 두고두고 변치 않을 것이다.

꿈이있는교회는 아름다운 목회 동역으로 지역 내에서 신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꿈이있는교회는 아름다운 목회 동역으로 지역 내에서 신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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