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다섯 달 이상 계속 되었던 호주 산불과 기후 위기로 하나님의 피조물들이 심한 고통 중에 사라졌다. 자연 생태계의 보고인 호주의 숲 상당 부분이 타버렸다. 서울시 면적의 177배, 한반도의 절반만한 숲이 탔다. 호주에만 살고 있는 동물들 특히 호주의 상징인 코알라와 캥거루를 비롯한 10억에 이르는 야생 동물들이 하나님이 주신 제 생명을 다 살아내지 못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호주 산불의 원인을 기후변화에서 찾는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다면, 이 같은 재앙은 앞으로도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문제는 상황에만 있지 않다. 상황을 외면하거나 알고도 응답하지 않는 문제가 더 크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한지 오래지만, 여전히 우리는 풍요와 편리함 속에 빠져 있다. 우리는 누려야 할 것의 3.5배를 누리면서, 우리에게 허용된 탄소배출 허용총량(탄소예산)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는데도 듣는 둥 마는 둥이다.

하나님 자녀, 신음하는 피조물이 기다리고 있는 하나님 자녀라면 무엇이든 이제라도 시작해야 한다. 생명의 고통을 덜어주고, 하나님의 창조 동산을 지켜내기 위한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지금까지 누리던 것이 아쉬워 주저하거나 두려워서 굴복해서도 안 된다. 서둘러 삶을 돌이켜 회개하고, 모든 생명이 골고루 풍성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길을 찾아 걸어야 한다.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다면 더욱 지금의 상황에 침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기회가 남아 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8~10년의 시간이 있다고 한다. 무너져가고 있는 지구를 마주하며 깊이 묵상해보자. 묵상의 결과가 어떤 행동으로 나타날지 기대하며 말이다. 분명한 것은 어떤 묵상의 결과이든 우리가 지구에 고통을 주며 누려온 것을 고백하게 될 것이고, 지구의 아픔을 덜어주는 길을 걷게 할 것이란 점이다.

부활절에 앞서 2월 26일부터 4월 11일까지 진행하는 ‘기후 회복을 위한 40일의 탄소금식’ 캠페인이 우리에게 특별한 기회가 되어주길 기대해본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은 고난주간을 포함한 40일 동안 기후 위기 시대에 걸맞은 금식으로 ‘탄소금식’을 한국교회와 함께 진행한다. 단순히 먹는 것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기후 위기로 하나님의 피조물이 심히 고통 중에 있으니 소소한 것일지라도 지구 온도 상승을 막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함께하는 교회들에게는 매주 하나씩 주간별 주제와 행동의 변화를 요청하는 웹포스터를 미리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①아무 것도 사지 않기 ②일회용(플라스틱) 금식 ③전기 사용 줄이기 ④고기 금식 ⑤전등 끄고 기도의 불 켜기 ⑥종이 금식 ⑦지구를 살리는 거룩한 습관 등을 자신의 몸에 배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좀 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실천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매일 말씀묵상과 더불어 실천할 수 있는 40일의 실천카드(http://blog.daum.net/ecochrist/542)도 제공하고 있다. 어떤 것이든 우리로 하여금 욕심껏 소비해온 삶을 회개하고 ‘이만하면 충분하다’, ‘주님만으로 족하다’고 고백하는 영적 여정으로 안내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 모두가 40일 간의 영적 여정, 즉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고, 신음하는 피조물의 고통에 응답함으로 기후를 회복하고 신음하는 피조물 앞에 당당한 하나님의 자녀로 다시 서게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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