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복음이 전래된 지 115년이 흘렀다. 한국교회는 짧은 기간 동안 세계기독교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부흥을 일궜다는 찬사가 최근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이리저리 표류만 하고 있다. 마치 망망대해에서 방향을 상실한 배처럼 애처롭고 위태하게 항해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가난한 소년소녀가장을 돕고, 소외된 독거노인을 돌봐도 한국사회는 외면한다. 한국교회가 어려운 장애인이나 외국인 노동자에 관심을 갖고 보살펴도 한국사회는 애써 무시한다.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그만큼 곱지 않다.

한국사회는 언제부턴가 한국교회는 저들만 배부르게 사는 집단으로 낙인찍어 버렸다. 목회자 세습이 그렇고, 70세 정년제를 폐지하는 것이 그렇고, 각종 선거마다 금권으로 얼룩진 모습이 그렇다. 이런 부정적인 교회세태를 보며 한국사회는 한국교회는 돈만 탐한다는 장탄식과 더불어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거기다가 전광훈 목사의 막말정치는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듯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하려는 자리싸움은 분명히 ‘명예의 전당’이 아닐진대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야망이 한기총, 한교총, 한교연, 한장총, 교단장회의 등의 방만한 조직만 꾸려놨다. 한심의 극치다. 새해라고 해서 달라질 것이 있을까? 딱히 비상구가 보이지 않는다. 단 몇 미터의 시계(視界)도 볼 수가 없다.

이와 같은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정점에는 목회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목회자들의 성자로서 삶은 차치하고라도 도덕적인 부분부터 경제적 관점까지 일반인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평신도들도 일방적인 자기 주장만 펼치는 일부 목회자들의 그릇된 행태를 분별할 줄 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은 쌍방소통이 필요한 시대다. 한국교회가 비난을 받고 있는 사회에서 벗어나려면 목회자의 청빈생활부터 시작돼야 한다. 교회가 너무 배불렀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이 산지를 바꿀 수 있는 길은 목회자가 물욕, 명예욕, 탐욕 등 모든 걸 내려놓고 죽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교회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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