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등서부교회, 순종·헌신으로 마을 풍경 바꿔
복음전도자로 자신감 얻고 변화 발걸음 ‘성큼’

황등서부교회 가족들은 더욱 벅찬 새해 소망을 기대하며 서로 나눈다. 농촌교회의 한계를 순종과 헌신으로 극복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2020년에도 힘찰 것이다.
황등서부교회 가족들은 더욱 벅찬 새해 소망을 기대하며 서로 나눈다. 농촌교회의 한계를 순종과 헌신으로 극복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2020년에도 힘찰 것이다.

뜸하게 익산시 황등면 율촌리를 찾아오던 이들은 요즘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강산이 절반도 변하기 전 황등서부교회(이전남 목사)가 마을풍경을 엄청나게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낡고 오래된 예배당이 있던 자리에는 전원교회 풍의 세련된 건물이 채워졌고, 내부는 물론 주변 조경까지 깔끔하게 바뀌었다. 고요하던 예배당에서는 매일처럼 경쾌한 리듬의 찬송이 울려 퍼진다. 덕분에 교회 주변의 동네 분위기는 예전보다 훨씬 밝고 활기차졌다.

이전남 목사
이전남 목사

경사진 계단을 한참 올라야 힘겹게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던 노인 교우들은 넓고 쾌적한 식당이 마련되면서 고생을 크게 덜었다. 지붕에 물이 새고, 차디찬 외풍에 옷깃을 저절로 여미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예배하고 교제할 수 있게 됐다. ‘우리 교회 구경와봐!’라며 주변 이웃들에게 대놓고 자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단지 외형만 바뀐 게 아니다. 이 교회에 몸담은 사람들의 들썩이는 풍경은 놀라울 정도이다. 생전 전도라는 것은 남의 일, 도시의 큰 교회에서나 하는 일쯤으로 알았던 성도들이 어느새 죄다 열혈 복음전도자가 되어있다.

그 뿐이 아니다. 창고처럼 방치되어있던 공간들이 어린이도서관과 부모들을 위한 미니카페 등으로 변신했다. 그 조그맣던 농촌교회에 주일학교가 다시 시작되었다는 의미이다. 충격에 가까운 황등서부교회의 이 모든 변화는 불과 4년 전, 이전남 목사 부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외부인들에게는 그저 놀라운 사건으로만 보이겠지만 저와 교우들에게는 폭풍 같은 세월이 있었죠. 작은 시골교회, 그것도 면소재지조차 아닌 이름 없는 부락에 숨은 듯 자리 잡은 교회에 무슨 특별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사실 누가 기대나 했을까요. 하나씩 차근차근 실천한 도전들이 이제 비로소 성과를 내고 있는 중입니다.”

어디서나 자신 있게. 황등서부교회 전도특공대는 더 이상 복음이 부끄럽지 않다.
어디서나 자신 있게. 황등서부교회 전도특공대는 더 이상 복음이 부끄럽지 않다.

실제로 갓 부임한 담임목사가 전도특공대를 모집한다고 처음 발표했을 때 단 한 사람의 지원자조차 나서지 않았다. 성도들 입장에서는 낯선 두려움을 극복하기 힘들었을 테고, 한 편으로 교역자 입장에서는 의욕이 꺾일 만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엔 양쪽 다 한계를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이전남 목사는 서두르지 않는 대신 교우들을 꾸준히 훈련시키며 자신을 신뢰하고 따를 수 있도록 견고한 리더십을 보여주었고, 그 덕에 성도들은 조금씩 복음전도자로서 실력을 키우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 황등서부교회 전도특공대는 동네 일대는 물론이고 면소재지와 익산시내까지 주눅 들지 않고 찾아가 제 몫을 훌륭히 해내는 ‘강성부대’가 되었다. 부활절에는 계란을 삶아, 추수감사절에는 과일바구니를 가득 채워 관공서 같은 데를 찾아 전하는가 하면, 장날에는 차를 끓여 나누고 구석구석 청소하며 활약하는 통에 황등서부교회의 존재감은 지역에서 부쩍 커졌다.

주일학교의 회복과 부흥은 황등서부교회가 건강한 공동체의 궤도에 진입했다는 증거 중 하나이다.
주일학교의 회복과 부흥은 황등서부교회가 건강한 공동체의 궤도에 진입했다는 증거 중 하나이다.

마치 축제처럼 전도사역이 이루어지고, 초신자는 물론 장기결석자들도 돌아와 빈자리를 채우면서 교우들의 자신감은 점점 충만히 차오른다. 제자훈련 시스템의 양육, 영적 재생산의 현장으로 투입이 반복적으로 순환되며 교회는 건강한 공동체로서 면모를 속속 갖추어 간다.

이전남 목사는 황등서부교회의 새해 사역이 교회 설립 45주년 기념일인 1월 5일을 즈음해 감사예배와 임직식 등으로 다시 불붙는다고 말한다. 역사사진전, 다음세대 중심의 첫 해외단기선교, 총신 돕기 운동 등 그 동안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일들에도 착수한다.

“시골교회라는 한계에만 주목하고, 부족한 자원들에만 시선이 머물러있었다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선입견을 넘어서 더 큰 비전을 바라보고, 성도들과 나눈 꿈을 함께 실천해나갔기에 온갖 편견과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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