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식 장로(총회 증경장로부총회장, 전국장로회 증경회장)

권영식 장로(총회 증경장로부총회장, 전국장로회 증경회장)
권영식 장로(총회 증경장로부총회장, 전국장로회 증경회장)

언제부턴가 각종 모임에 나가면 “장로님은 늙지 않으십니다”라는 덕담을 자주 듣는다. 그럴 때 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늙을 시간을 주시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지역장로회를 포함하여 대구경북장로회, 영남지역장로회 군선교회, 전도회 등 말씀 듣고 은혜 받는데 주일을 제외한 26일 중 20일은 온통 모임에 참석하다 보니 늙을 시간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언젠가 고등학교 동창회 신년회에 참석했는데 1년 사이 친구 6명이 고인이 되었고, 부의금과 조화를 보낸 기록만 보고하는 것을 보았다. 동창생들의 대화 내용도 대부분 건강에 관한 이야기였고, 모인 친구들의 절반은 비틀거리면서 걷는 것도 온전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장로회 모임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었다.

‘형제가 연합하여’라는 말의 대칭은 무엇일까. 갈라디아서 5장, 성령의 9가지 열매와 더불어 육체의 일 15가지가 명시되어 있다. 음행, 더러운 것, 호색, 우상 숭배, 주술, 원수 맺는 것, 분쟁, 시기, 분냄, 당 짓는 것, 분열함, 이단, 투기, 술 취함, 방탕함. 이 15가지 중에서 분열함은 왜 죄가 될까를 생각하던 중 교단헌법 권징조례 제42조 ‘이단을 주장하거나 불법으로 교회를 분리하는 자는 면직한다’라고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분열과 분립이 큰 죄가 된다는 것을 그 때 깨달았다.

분열과 분립이란 나누고 쪼갠다는 뜻으로 이해되는데 성경에는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Kingdom of God)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갈5:21)하였으니 다시 말해서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참으로 무서운 죄라고 생각한다. 가볍게 생각했던 분열과 분립이 ‘이단을 주장하는 죄’와 동격이라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진다.

전국장로회연합회가 제49차 총회를 기점으로 형제가 분열하는 죄를 짓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분열의 죄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과 동기도 알아야 한다. 왜 분열했을까? 분열하지 않으면 안 될 만한 이유가 무엇일까? 어느 편이 원인 제공자인지도 살펴야 한다. 전국장로회는 수 년 전 이탈하여 달려가던 형제들을 붙잡아 되돌려 함께 손잡고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합동전국장로회연합회가 조직되어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전국장로회에서 합동장로회가 분리되어 나간 지 수 년이 지났다. 이유야 어찌됐든 하나가 돼야 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결국 전국장로회는 두 개로 고착화 될 수 밖에 없다. 두 장로회 모두 민족복음화와 한반도 평화통일까지 복음화 시켜야 한다는 대의명분도 똑같다. 거기다 해외선교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업이다. 그런데 내부부터 정리되지 않은 채 전도와 선교를 말한다면 이 또한 모순이다. 쉽게 말해 전국장로회와 합동장로회는 조건 따지지 말고 화합을 이뤄야 한다.

수 년 전에도 이와 같은 일이 있었다. 물론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당시에도 전국장로회협의회가 분리되어 다시 합했다. 그런데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런 일이 두 번씩이나 반복되면서 전국장로회의 보이지 않는 상처는 크다. 쇄신의 모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장로로 임직할 때 교회의 화평과 연합과 성결함을 위하여 전력하기로 서약한 바 있다. 지도자의 입장에 있는 장로로서 연합을 위해서도 하나님 앞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전국장로회연합회가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다. 현 시점에서 서로 크게 보고 더 이상 분열의 죄를 짓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찌됐던 제 49회기가 가기 전에 전국장로회가 예수의 사랑으로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기를 바란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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