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산성교회, 다음세대 위한 축구 사역 활발
작은도서관ㆍ게임리그 운영, 즐거운 부흥 이끌어

성남산성FC선수들이 교회연합축구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성남산성FC선수들이 교회연합축구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저 골 넣었어요, 빨리 스페셜 영상 만들어주세요”

성남산성FC 선수들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매주 유튜브에 업로드된다. ‘○○○(선수이름) 스페셜영상’을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해당 영상을 볼 수 있다. 마치 국가대표의 경기가 끝나면 하이라이트 영상이 온라인에 떠도는 것과 유사하다. 성남산성FC는 성남산성교회(배성환 목사) 유·초등부와 중·고등부로 구성된 축구팀이다.

성남산성교회는 ‘축구’라는 도구를 통해 다음세대의 부흥을 일궈냈다. 현재 장년층 성도들이 120명가량 출석하는데, 학생들은 60명 가까이 출석한다. 다음세대의 인원이 성인 수의 50%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한국교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사례다. 많은 교회가 축구를 전도의 도구로 사용하지만 쉽사리 성공하지 못한다. 이는 성남산성교회의 사역에 남다른 면모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수상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수상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교육부를 담당하고 있는 한찬송 목사는 ‘교회의 문턱을 낮춘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축구라는 도구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교회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 대표적인 장치가 ‘출석점수제도’다.

축구 모임은 화요일과 토요일에 진행하는데 토요일에 출석하면 1점, 주일예배에 출석하면 3점의 점수를 준다. 점수가 40점이 되면 교회에서는 해당 학생에게 토트넘(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유니폼을 선물한다. 이 유니폼을 갖춘 학생만이 매년 5월, 10월에 열리는 ‘교회축구리그’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또한 이 점수는 축구용품 물물교환이나 스페셜영상을 만드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사이즈가 작아서 못 신는 축구화를 교회에 팔면 20점을 받고, 축구화를 사고 싶은 친구들은 20점을 내고 그것을 구매할 수 있다. 축구공은 10점에 거래된다.

성남산성교회 초등부 학생들이 교회에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성남산성교회 초등부 학생들이 교회에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20점을 모으면 개인 스페셜영상을 만들어준다. 그동안 축구 경기를 하면서 자신이 넣었던 골, 어시스트, 드리블 영상을 모아 나만의 스페셜 영상이 제작되는 것이다. 이는 학생에게 뿐만 아니라 그의 부모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는 영상이다.

출석점수제도는 축구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작은 시장을 형성하게 한다. 이는 마치 ‘달란트 잔치’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 최근 교회에서 달란트 잔치의 효용성이 많이 떨어졌지만 성남산성교회는 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교회의 문턱을 낮춘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성남산성교회의 담임목사인 배성환 목사는 교회 내부에 ‘예꿈작은도서관’이라는 도서관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교회로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 도서관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작은도서관’ 사업의 일환이다. 교회는 이 사업에 신청하여 벌써 13년 넘게 운영해왔다. 과거 수차례 최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교회연합축구대회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교회연합축구대회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학원에 다니지 않는 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교회로 온다. 여기에서 함께 책을 읽고 강의를 듣는다. 외부에서 강사를 초빙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고, 외국어 고등학교 학생들이 와서 봉사활동으로 수업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들은 부모들이 자연스럽게 교회로 아이들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최근 성남산성교회는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 또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활동적인 것을 싫어하는 학생들을 전도하기 위해 ‘게임’이라는 도구를 사용했다. 학생들이 즐기는 모바일 게임을 선정해 팀을 이뤄서 ‘리그’를 한다. 두 명씩 팀을 이뤄서 진행하는 해당 게임의 특성을 이용해 학생들의 친목을 도모했다.

또 이 리그에서 우승하면 교회에서 특별 제작한 배지를 획득할 수 있다. 우승한 학생들은 이 배지를 책가방에 달고 다니는데, 이 배지를 갖기 위해 믿지 않았던 친구들도 교회에 참석하게 된다. 대회에서 10번 우승한 학생에게는 상장과 부상인 기프트카드가 제공된다. 학생들로서는 ‘꿩먹고 알먹고’인 셈이다.

게임이라는 도구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이에 대해 한찬송 목사는 “교회에서 마음껏 게임을 하도록 와이파이를 제공합니다. 다만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교회 도서관에 와서 책 5권을 읽고 그 내용을 요약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게임을 하기 위해 전제조건을 거는 방식이다. 이는 여러모로 유용했다. 아이들은 게임을 하기 위해 교회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고, 믿지 않는 부모들도 이런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성남산성교회의 양적 부흥은 교회의 문턱을 낮추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기에 더해 담당 사역자의 관심도 중요한 요소다. 한찬송 목사는 “아이들이 즐기는 것을 정죄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도구로 삼아 사역자가 같이 즐길 수 있을 때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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