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등 교회 지도자 업무협약 … ‘역사 가치 자원화 진력’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지리산 일대의 선교사 유적들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보존하기 위해서 한국교회 각 분야의 지도자들이 힘을 모았다.

소강석 목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 이사장)를 비롯해 인요한 박사(세브란스병원) 박한길 회장(주식회사 애터미) 박성민 대표(한국CCC) 정운찬 전 국무총리 그리고 김순호 군수(전남 구례군)와 지역의 목회자들은 10월 18일 서울시 신촌 세브란스병원 종합관 세미나실에서 ‘지리산 선교 유적지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서 소강석 목사와 인요한 박사, 박한길 회장은 ▲지리산 선교 유적지가 한글의 발전 및 교육과 의료 사업에 전초기지였음을 연구하고 알린다 ▲지리산 일대의 선교사 유적을 보호하고 건축학적 의미와 가치를 자원화 한다 ▲지리산 유적지에서 살았던 선교사들의 신앙유산을 연구하여 이를 공익사업과 성지순례지로 발전시킨다 등을 약속했다. 박 회장은 이 사역을 위해 3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리산 왕시루봉 일대에 산재한 선교사 유적을 등록문화재로 등재하기 위해 소강석 목사와 박한길 회장, 인요한 박사(오른쪽부터)가 18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리산 왕시루봉 일대에 산재한 선교사 유적을 등록문화재로 등재하기 위해 소강석 목사와 박한길 회장, 인요한 박사(오른쪽부터)가 18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현재 지리산 선교 유적지는 왕시루봉 일대에 예배당과 선교사 가족이 머물렀던 가옥 12채 등이 남아 있다. 한때 이 유적들은 ‘외국 선교사들이 여름휴가를 보낸 휴양시설’로 폄하되면서 철거 위험까지 있었다. 어린 시절 왕시루봉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며 자란 인요한 박사는 “이곳은 자녀를 잃은 선교사들이 아픔을 극복하고, 풍토병을 이겨내면서 다시 선교사역에 힘을 얻었던 곳”이라고 강조했다. 인 박사는 지리산 선교 유적지를 ‘회복의 땅’이라고 정의하며, 복음을 위해 생명까지 아끼지 않았던 그 정신을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요한 박사와 소천한 안금남 목사 등의 헌신으로 지리산 선교 유적지는 조금씩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려는 노력도 한창이다. 특히 지리산의 품에 안겨 있는 구례군과 하동군 등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고무적이다. 지역 자치단체들과 교회들은 지리산 선교 유적지를 기독교 근대문화 및 순례지로 지정하고, 지역 관광을 통한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협약식에 참석한 김순호 구례군수는 “지리산 선교 유적지는 이 땅에 온 선교사들의 희생정신이 남아 있는 장소”라며, “선교 유적지가 구례군의 관광자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리산 선교 유적지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문화와 관광 자원으로 발돋움하려면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학술적 검증이다. 인요한 박사처럼 지리산 선교 유적지의 경험을 가진 이들의 증언을 정리하고, 이곳에 머물렀던 선교사들이 본국에 보낸 보고서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학술작업이 필요하다. 소강석 목사와 인요한 박사, 박한길 회장도 이 점을 인식하고, 협약서에 ‘유적지 보호’와 함께 ‘역사적 가치 연구’를 핵심 사업으로 명시했다.

소강석 목사는 “지리산 선교 유적지는 오랫동안 잊혀졌다. 역사의 흙무덤에 묻힐 뻔 했던 것을 다시 발견하고 세상에 알렸다. 한국교회의 선교역사가 담긴 유적지를 잘 보존하고 등록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역사적 선교사적 의미와 함께, 지리산 선교 유적지의 사회적 의미도 강조했다. 지리산 선교 유적지는 호남과 영남의 선교사들이 함께 거주하면서 복음을 위해 일한 곳이다. 소강석 목사는 오늘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이와 같은 화합의 정신을 이어받아 국민화합과 남북통일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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