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성의 상징인 대학교수들의 잇따른 비상식적 발언으로 충격을 받았다. 누군가는 매우 예민한 이때 강의 중 친일발언을 했다. 더 나아가 그렇지 않아도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성노예 굴레로 아파했던 우리의 어머니들을 모욕하는 교수도 등장했다.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고 강의가 중단되고 징계위에 회부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총신대 교수가 맞나 싶은 일이 일어났다. 오보이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불행하게도 매체들을 통해 접한 소식은 ‘총신대’라는 글자가 선명했다. 더욱이 그 교수는 목사라는 멘트를 뉴스에서 들었다. 총신대에서 수업 도중 목사인 교수의 성희롱 발언이라니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사실이었다. “헤어롤 하고 화장하는 행동은 매춘부들이나 하는 일”이라든가 “그런 학생을 버스에서 만나면 돈 만원 줄 테니 함께 가자고 하고 싶다”는 발언은 상식도 아니다. 인격은 물론 도덕성까지 의심스러운 강의 내용을 접하면서 이런 일이 처음일까 싶기도 했다.

어쩌다가 총신대가 이 지경까지 됐는지 눈물이 쏟아진다. 서울대 등 타 대학에서 일어났을 때는 온갖 사람이 다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여긴 다르지 않은가. 하나님 앞에서 깨끗하게 살아가는 삶을 훈련하는 학교 아닌가. 건강한 신앙과 의식으로 무장돼야 할 내일의 인재들을 양성하는 기관이 아닌가. 아무리 도덕성이 무너지고 있더라도 총신대만큼은 지켜져야 할 곳이 아닌가.

지난 제104회 총회에서는 총신대 정상화를 위한 힘찬 엔진이 가동되었다. 그런데 이 흐름에 성희롱 발언이 찬물을 끼얹는 듯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니 차라리 잘됐다 싶다. 이참에 옥석을 걸러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적절한 기회라고 생각된다. 충격적인 문제를 통해서도 우리에게 유익하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총신대에도 부적격 교수가 있다는 엄연한 현실에 눈 뜨게 하셨다. 그렇게 생각하니 다른 한편으로 위안이 된다.

교수에게 실력은 기본이다. 그러나 인격을 갖추지 못했다면 심각한 문제다. 더욱이 신학대라면 무엇보다 우선되는 신앙이 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통할 상식은 교수가 아니라도 갖춰야 할 기본이다. 학생이라 할지라도 요구되는 것이 별로 다르지 않을진대 이제는 상식과 인격도 검증이 필요한 세상이 된 모양이다. 이번 사건은 몇 년간 총회와 학교를 어지럽힌 문제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학교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조치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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