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산 유감
[사설] 예산 유감
  • 기독신문
  • 승인 2019.10.0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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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돈을 쓰는 형태는 각기 다르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나’라면 절대로 쓰지 않을 비용을 지불한다. 또 어떤 사람은 내가 자주 소비하는 것에 단 1원도 지불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배부르게 하는 것도 아닌 그림 한 편 사는데 수 억원을 쓰기도 한다. 왜 그럴까? 살아가는 환경이나 취향이 다르기도 하겠지만 진짜 이유는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돈 씀씀이를 보면 그 사람의 성향과 깊숙한 곳에 자리한 가치관을 알 수 있다.

물론 살아가는 것이 힘들어 ‘먹고 사는 것’ 이상의 지출이 불가능한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수입이 적은 가계일수록 식료품비용 지출이 높아진다. 그것이 엥겔지수다. 문화비 등의 지출 비용이 높아 엥겔지수가 낮을 때 생활수준이 높은 가계라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힘든 시절에도 교육비 지출 비율이 높았다. 그 결과 지금의 이 나라를 만들었을 것이다. 먹고 살기 어려워도 자녀 교육 열정은 매우 높았다. 파출부를 하면서 과외를 시키는 엄마들, 하루 열 몇 시간씩 재봉질을 해서라도 동생을 학교에 보내는 누이들이 있었다. 미래에 투자한 것이다.

예장합동 교단의 예산은 100억원 규모다. 그러나 총회가 파회할 즈음 집으로 돌아갈 마음으로 조급한 심리적 압박 속에서 “유인물대로 받기를” 동의, 제청하여 통과시키기에 바쁘다. 그 보고서에 담긴 의식을 읽어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 속에 과연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미래의 비전이 담겨 있기는 한 것인가? 주님께서 원하시는 가치가 녹아 있는 것인가? 우리의 책임 속에 있는 사회에 대한 예산, 총회 소속이라며 다투던 총신대학교에 대한 책임의식을 느끼게 할 만한 예산이 수치로 표현 되고 있는가? 100억원 예산 속에 담긴 의식은 과연 무엇일까? ‘변화’를 거부하듯 상비부를 비롯한 그 누구든, 새로운 사업 계획을 세우거나 말거나 동일한 예산 프레임에 수치만 맞추는 것 같은 예산 보고서는 우리의 의식이 얼마나 후진적인지를 보여준다. 관행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를 거부하듯 이미 짜인 프레임에 갇혀 조금도 변하지 않는 이 재정구조는 어찌해야 할까?

재정부를 비롯한 예산 편성에 관여한 누군가를 탓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경직된 구조와 그것을 바꿔볼 시도조차 못한 우리들의 의식 탓을 하는 것이다. 엥겔지수를 계산 하듯 재정 수지를 분석한다면 우리의 의식지수는 얼마나 될까? 우리들이 매년 받아보는 재정보고서가 세상의 흐름을 바르게 읽고 멀리 바라보았음을 증명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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