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가 개회되면 총회임원을 선출하고 각 상비부 조직이 끝나면 감사부 보고를 필두로 사무처리에 들어가는 것이 상례다. 그만큼 감사부 보고는 여타 특별위원회 보고 보다 중요하다. 제104회 총회현장에서 감사부 보고는 파회를 한 나절 앞두고 많은 총대들의 관심 속에 진행됐다. 그러나 ‘혹시나’ 했던 보고는 ‘역시나’로 끝났다. 감사부 내용이 저잣거리에서 떠돌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후속처리는커녕 그저 외침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감사부 제104회 총회에서 3년에 걸친 전국남전도회연합회 재정비리와 제102회기 통일준비위원회의 회계문제 그리고 제102회기 선거관리위원회 금품수수에 초점이 맞춰 보고됐다. 총회본부를 자주 출입하는 인사라면 귀동냥으로 익히 들어온 내용들이라 신선도는 당연히 떨어졌다.

남전도회의 경우 헌신예배를 통한 모금이 공적인 통장에 입금되지 않고 개인통장에 입금됐다가 세탁한 점, 장부상에 퇴직적립금을 예치했다고 적시하고 입금하지 않은 점, 모 교회에서 선교헌금을 지급했는데 증발한 점 등을 지적했다. 통일준비위원회의 지적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수입금과 기부금, 협찬비, 광고비 등을 지정통장에 입금치 않고 특정인이 받아 사용했다는 점을 집중 보고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심의분과 위원들이 간식비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다가 돌려줬다고 지적했다.

분명히 감사부의 보고는 있었는데 결론은 없었다. 총대들은 감사부장의 보고를 열심히 경청만 했다. 다시 말해 총회 내 산재해 있는 각종 비리와 관련된 제도 개선이나 보완책은 전혀 제시치 않고 그저 보고로 끝났다. 감사부는 정례회의에서 남전도회연합회와 통일준비위원회의 재정비리를 사법에 고소할 것을 수 차례 걸쳐 결의한 바 있다. 그러나 배임 횡령한 일부 금액을 환수했다는 이유로 비리자 문제를 흐지부지 하더니 결국 ‘은혜’로 덮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감사부의 이런 봐주기식 혹은 맹탕 감사보고는 이번 회기 뿐만 아니다. 예전부터 이와 같은 총회감사를 두고 소리만 요란한 깡통감사라는 비야냥거림이 높았다.

총회가 바로 서려면 각종 비리에 단호해야 한다. 감사부의 노고를 폄훼하는 것은 아니다. 총회가 변화되고 개혁되려면 재정과 관련된 비리는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감사부 스스로도 지적했듯이 총회가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어 ‘비리 총회’로 움직여서는 결코 안된다는 얘기다. 신상필벌을 확실히 하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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