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이재서 총장이 취임한 이후 학교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인데 제104회 총회에서 총신대에 관련된 중요한 결의들이 이루어져 총신대 회복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사유화 운운했던 정관을 교단 신학교로 확실히 못을 박았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가 있다. 이번에 개정한 총신대 정관은 “총신대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동) 직할 하에 있으며 정관변경은 9월에 열리는 총회의 인준을 얻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시 말해 교단의 허락 없이는 학교가 운영될 수 없다는 말이다. 또한 총장 선임도 총회장, 재단이사장, 교수대표 등 총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선출토록 했다. 이재서 총장이 선출될 때 방법을 차용하여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총신대의 교단성 회복에 대해 이재서 총장은 제104회 총회현장에서 총신대의 주인은 총회이며, 총신대는 총회의 결정에 절대 순종하겠다고 밝혀 총대들로부터 수 십 차례 갈채를 받았다. 이 총장은 총신대가 정치적으로 좌지우지 되지 않도록 지켜낼 것이며, 총회가 지향하는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반드시 수호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거기다 공정, 투명,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공의롭게 총신을 운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총신대 운영이사회를 전격 폐지한 것도 커다란 변화다. 이번 제104회 총회의 가장 뜨거운 안건이었던 운영이사회 폐지 건은 현 상태의 존속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 했으나 총회장 김종준 목사의 강력한 발언으로 폐지의 수순을 밟게 됐다. 운영이사회는 그동안 교단의 정치 인사들로 구성되어 총신대 갈등의 원인이 되어 왔으며, 법적 권한이 없고 수명이 다해 학내 영향력도 별로 끼치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여론이었다. 게다가 운영이사회가 신학대학원을 관리 유지하는 가교역할을 한다고 했지만, 결국은 총신대의 걸림돌이었다는 것이다. 총대들은 예상을 깨고 찬성 670표, 반대 364표로 운영이사회 폐지에 손을 들어줬다.

이와 같은 제104회 결의는 총신대의 변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총신대가 정치의 중심에 서지 않고 교단의 지도 아래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의지로 보여 희망이 느껴진다. 총신대의 주인은 총회이다. 이제 교단이 총신대에 답할 차례다. 현재 재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총신대에 총회산하 교회가 진정으로 후원할 때 총신대가 기지개를 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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