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 재산권, ‘청지기의 의식’ 갖고 관리해야”
“선교지 재산권, ‘청지기의 의식’ 갖고 관리해야”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07.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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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교KMQ 포럼 ‘선교지 재산권 관리와 이양’ 주제로 열려
김활영 선교사 “재산 관리인 이상의 권한 행사하면 안돼” … 효율적 정책 뒷받침 강조

선교지에 있는 유무형의 재산은 누구의 것인가? 선교비를 모금한 선교사의 소유인가, 선교비를 보내준 후원교회의 것인가, 아니면 선교사를 파송한 선교단체의 것인가? 한국교회가 오랫동안 고민해 왔고, 현재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 ‘선교지 재산권’ 문제와 관련해 선교학자들과 현장 선교사들이 머리를 맞댔다. 7월 15일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열린 2019 한국선교KMQ 포럼으로,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선교지 재산권 관리와 이양’을 주제로 활발한 발제와 토론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선교지 재산권과 관련해 선교사와 선교단체, 후원교회가 각자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종성 교수(주안대)는 이를 ‘동상이몽’이라고 표현했다. 선교지 재산에 대해 선교단체는 선교사의 모든 사역의 열매들, 특별히 건물과 같은 가시적 프로젝트는 선교사 파송단체에 귀속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후원교회들은 성도들의 헌금으로 이뤄진 선교센터나 선교지 교회 등의 건물 소유권은 당연히 후원교회에 속한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반면 선교사들은 눈물로 모금한 헌금을 가지고 가시적 프로젝트를 이뤘기 때문에 선교지 재산에 남다른 애정과 소유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선교KMQ 포럼은 한국선교계의 중요한 과제인 ‘선교지 재산권 관리와 이양’에 대해 심도 깊은 발제와 토론의 장을 제공했다. 발제자와 참석자들이 함께 토론하고 있다. 앞쪽 왼쪽부터 성남용 목사(KMQ 편집인), 김활영 선교사(GMS), 김종성 교수(주안대), 김성욱 교수(총신대).
한국선교KMQ 포럼은 한국선교계의 중요한 과제인 ‘선교지 재산권 관리와 이양’에 대해 심도 깊은 발제와 토론의 장을 제공했다. 발제자와 참석자들이 함께 토론하고 있다. 앞쪽 왼쪽부터 성남용 목사(KMQ 편집인), 김활영 선교사(GMS), 김종성 교수(주안대), 김성욱 교수(총신대).

선교지 재산권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전문가들은 먼저 선교지의 재산권은 누구의 것도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라는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중 목사(KWMA 사무총장)는 개회예배 설교에서 “선교지에 보낸 재산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긴 하나님의 것이고, 선교지에서 구입한 것도 하나님의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유무형의 모든 자원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활영 원로선교사(GMS)는 이를 ‘청지기 의식’이라고 설명했다. 김 선교사는 “선교지 재산을 매입하고 사용하는 선교사는 재산 관리인이다. 이 관리인이 성경에서는 청지기이다. 선교사와 그와 상관이 있는 교회나 선교단체, 나아가 재산을 이양받는 자들까지도 재산에 대한 성경적인 원칙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김 선교사는 “세상 법이 어떤 권한을 준다해도 선교사는 재산을 포함해 모든 사역에서 청지기 이상의 권한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며 “오로지 주인의 뜻을 따라 소유권과 사용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김종성 교수는 선교단체와 선교사들이 가져야 할 책무 의식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하나님이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어떤 선교사, 선교 헌신자, 어떤 교회를 원하시는지를 되돌아본다면 선교지 재산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선교지 재산의 사유화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 선교지 재산은 투명하고 신뢰할 만한 책무 구조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책무 구조를 더불어 인식해야 할 요소로 △선교의 공공성 △선교 사역과 재정, 선교지 재산 보고에 대한 정직성 △선교 재정, 재산권의 투명성 △선교 사역의 효율성과 협력 등을 강조했다.

선교지 재산권 관리와 이양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김종구 선교사(빌리온선교회 대표)는 “선교지에서 사역의 필요에 의해 대지나 건물을 구입할 경우 현지 선교부나 선교회 본부에서 그 필요성에 대해 확인과 심층토론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 첫 행보다. 이어 모금 단계에서 원칙을 공유하고 후원자나 후원교회들과도 충분히 소통을 하고, 구입 후 등기하는 일에 현지 선교부나 본부의 명확한 지도와 확인, 필요한 법적 장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선교단체들이 선교지 재산관리에 대한 정관·규정·세칙들을 정비하고 보완하며,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활영 선교사도 명확하고 투명하면서도 유통성이 있는 재산권관리 정책을 주문했다. 다만 김 선교사는 관리 정책은 선교본부보다는 현지 선교부가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선교사는 “선교 사역 전반을 지휘하는 본부보다는 선교사역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현지 선교부가 훨씬 효율적인 재산 관리 정책을 만들 수 있다. 본부보다는 현지 선교부가 현지의 문화와 법을 더 잘 알고 실제로 그 문화 법 체제에 살고 사역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산권 관리 정책 수립과 더불어 적절한 선교사 은퇴 대책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교사 재산권 문제가 선교사 은퇴 준비와 연관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조용중 목사는 “은퇴 후 생활이 보장돼 있지 않은 선교사에게 네가 가진 것을 다 내놓으라 하는 단체는 있지만, 은퇴 후 생활을 보장해 주는 선교단체는 없다”며 “재산에 대한 소유권이 하나님께 있다고 고백하는 사람은 청지기 사명도 감당해야 하고, 더불어 올바른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교지 재산권 문제는 선교지 이양과도 직결되는 문제로, 전문가들은 이양 과정에서 자립, 자치, 자전의 네비우스 정책을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남용 목사(KMQ포럼 편집인)는 “한국교회는 네비우스 정책과 함께 시작됐지만, 한국 선교가 네비우스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네비우스 정책을 중시하는 선교단체도 많지 않고,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후원교회나 선교사들이 그 정책을 따르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성 목사는 “사역지의 사역 환경과 사람들에 따라 사정은 다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지 이양에 있어 올바른 선교적 책무를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송재흥 목사(기성 선교국장)와 김경술 선교사(SIM 한국대표)도 발제자로 나서 각각 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SIM의 선교지 재산권과 이양에 관한 정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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