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어느 시대에서나 선지자이자 제사장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 역할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남는다. 교회는 말이 아닌 행동 그리고 삶으로 이 역할을 해내야 한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작금의 일부 교계 인사들의 말은 교회를 부끄럽게 한다.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한국교회가 대표로 세워준 적이 없는 인사들의 막말에는 품위도 신앙도 담겨있지 않다. 비기독교인들의 상식과 이성 수준에도 맞지 않는 저급한 말은 교회를 추락시킨다.

교계 인사들은 비판에 나섰다.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하나가 돼 위기의식을 느낀다. 그 덕에 모처럼 하나가 되었다고 해야 할지 쓴웃음이 난다.

이런 막말을 제하고서라도 교회가 교회다움을 포기하고 선지자, 제사장적 사명을 다하지 못한 것은 단지 오늘날만의 일은 아니다. 한 역사학자는 교회가 한국 현대사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역사를 뒤져보면 초대 대통령의 독재와 비극적 하야, 그 뒤 이어진 무능한 기독교인 정치인들의 모습, 독재정권에 아부하듯 축복과 기도, 정치적 발언들을 쏟아낸 기독교의 모습 등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부끄러운 흔적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정치적 상황의 변화에서도 교회답게, 바르게 서서 세상이 교회의 신중한 말이나 행동을 기대하거나 섬김에 박수를 보내게 할 수는 없는 것일까?

교계 지도자는 물론이거니와 그리스도인에게 ‘성경 읽기’는 기본이다. 성경읽기라는 기초를 제대로 다진다면 세상과 또 세상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바르게 읽어 낼 수 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이라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르게 읽고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선지자적 안목으로 이 세상이 흘러가야 할 바른 길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성경을 묵상하며 신문을 제대로 읽어낼 힘을 키워야 하는데 난독증이 심각한 것 같아 안타깝다. 성경읽기도, 세상읽기도 힘들어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여 걱정스럽다.

선지자적 교회와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드러내기 위해 선지자가 행한 바처럼 하나님의 말씀대로 방향을 바로 잡고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감동을 주어야 한다. 우리 삶의 현장인 세상을 바르게 섬기면서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도전을 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사는 세상의 문제를 답답하다며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내 죄인 양 짊어지고 기도하는 제사장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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