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도는 이제 인대인이다〉 펴낸 김민정, 박광리, 진영훈 목사
새로운 성도 양육 프로그램 ‘인대인’ 제안 … “성도가 ‘플레이어’ 되게 도와야”

새가족 전문가, 미셔널처치 목회자, 청년사역자 3인이 모여 새로운 성도 양육 프로그램 ‘인대인’을 한국교회에 제안했다. 인대인은 복음 안에 있는 사람과 복음 밖에 있는 사람들 간의 소통법을 뜻하는 것으로, 관계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속에서 빛을 내는 삶을 강조하고 있다. 책 <모든 성도는 이제 인대인이다>와 함께 양육 교재를 발간한 김민정, 박광리, 진영훈 목사를 서울 신문로 생명의말씀사에서 만났다.

책 &lt;모든 성도는 이제 인대인이다&gt;를 펴낸 진영훈, 김민정, 박광리 목사.(왼쪽부터) 저자들은 한국교회가 전도를 위해 관계를 이용하는 폐단에서 벗어나, 세상과 자발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책 &lt;모든 성도는 이제 인대인이다&gt;를 펴낸 진영훈, 김민정, 박광리 목사.(왼쪽부터) 저자들은 한국교회가 전도를 위해 관계를 이용하는 폐단에서 벗어나, 세상과 자발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도보다 관계 우선인 ‘인대인’

김민정 목사(이하 김 목사) : 새가족 사역을 한지가 이제 14년이다. 내가 쓴 책 <이야기로 본 새가족 성경공부>가 한국교회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활용되었으나, 책 출간이 10년 가까이 지나면서 이것이 현재 교회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회의에 빠졌다. 우리는교회 박광리 목사와 함께 동역하며 1년 6개월 동안 새로운 양육 방법을 고민하고 실험했다. 그 열매가 ‘인대인’이다. 교회로 찾아오는 사람들만 맞이하는 것에서 벗어나, 성도들이 밖으로 나가 관계를 쌓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박광리 목사(이하 박 목사) : ‘교회는 한 개가 아니라 한 명’이라는 생각으로 우리는교회를 개척한 지 만 3년이 지났다. 인대인은 기존 교회의 훈련방식에 적응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젊은 성도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성경공부다. 그간 일대일 양육훈련 같은 좋은 프로그램들이 있었으나, 일대일과 다른 점은 두 사람이 서로 똑같은 피조물로 소통한다는 점이다. 일대일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라는 프레임이 있다. 하지만 인대인은 복음의 정신에 세워진 사람과 세워질 사람이라는 구분만 있을 뿐이다.

진영훈 목사(이하 진 목사) : 미국 나성영락교회에서 청년부 사역을 맡아 사역하다가 과연 교회가 성도들이 가진 고민이나 시대적인 문제, 갈등에 깊이 있는 답을 주고 있나 돌아보게 됐다. 교회를 사임하고 오레곤 작은 어촌마을에서 사역하면서 그동안 교회 안이 아닌 세상 속에서 강한 그리스도인들을 양육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성도들은 교회 안에서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다. 성도들을 세상으로 풀어놓고 예수의 제자로 사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김 목사 : 그동안 한국교회는 외판원처럼 전도했다. 관계를 이용해서 복음을 전하려 하다가 실패하면 관계까지 끊어버렸다. 관계를 전도의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우리는 이제 사람들과 함께 삶의 터전에서 서로 배려하고 도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삶의 반경을 가족, 직장, 교회에서 벗어나서 자주 가는 카페 주인, 택배 기사, 경비 아저씨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관심 없던 주변 사람들을 내 반경에서 다시 살려내는 것이다.

나-예수님-우리의 3단계

김 목사 : 인대인 양육은 나의 이야기-그분의 이야기-우리의 이야기로 나뉜다. 나의 이야기는 내가, 그분의 이야기는 박광리 목사가, 우리의 이야기는 진영훈 목사가 썼다. 나의 이야기는 복음으로 내 인생을 재해석하는 과정이다. 나의 정체성을 찾고, 자존감을 회복하고, 그동안의 삶을 하나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올바로 기도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타인과의 관계도 잘 맺을 수 있다.

박 목사 : 그분의 이야기에는 복음의 관점을 담았다. 복음은 남을 잘 되게 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서 손해 보신 것이 복음의 핵심이다. 복음은 원래 기꺼이 내주는 것이기에 손해 보는 것도 기뻐해야 한다.

진 목사 : 우리의 이야기는 세상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한복음에서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한다고 하셨다. 교회나 성도가 아니라 세상이다. 하나님이 나를 대하듯이 상대를 이해하고 바라보며, 충분히 경청해주는 것이 소통의 중요한 방법이다.

성도들에게 주권을 넘겨라

진 목사 : 진정한 미셔널처치를 위해서는 목회자가 내려놓아야 한다. 성도들을 교회로 불러 모으면 목회자 위주의 커리큘럼이 되는 폐단이 있다. 교회를 세우기 위해 성도를 수단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 스스로가 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박 목사 : 우리 교회는 불친절한 교회다. 구제도 교회를 통해서 하지 않고 직접 주민센터를 방문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고 도우라고 한다. 그랬더니 성도들이 담임목사도 모르게 라면가게와 카페를 내서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관계를 맺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자발성이다. 교회의 필요에 의해 리더십으로 세우려는 목적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방향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하다.

김 목사 : 인대인 교육 후 많은 성도들의 태도와 자세가 바뀌었다. 헬스 트레이너에게 음료수를 건네고, 나이 드신 이웃 할머니에게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작은 실천으로 인한 큰 기쁨이 성도들을 변화시켰다. 교회 중심이 아니라 세상 중심의 신앙이 한국교회를 새롭게 할 수 있다.

박 목사 : 앞으로 인대인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발간하고, 세미나를 열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목회자들과 교제할 것이다. 세미나에 등록하는 면면을 보면, 전통적인 교회 방식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우리와 같은 목회자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의 양육 프로그램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점을 보완하고자하는 노력으로 봐주면 좋겠다. 서로 교제하고 나누며, 한국교회 생태계를 살리는 일에 함께 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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