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산하 전국 노회가 봄 정기회를 대부분 마쳤다. 노회별로 헌의안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최종 집계는 어렵지만 이번 제104회 총회는 현재까지 큰 이슈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봄노회의 최고 관심사는 총회임원에 누가 출마하느냐 여부였다. 총회임원 후보자는 한번 출마를 선언하면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눈치도 치열했다. 왜냐하면 노회에서 총회임원 후보 출마자가 포기하면 3년간 해당 노회에 패널티를 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부터 총회임원 출마는 7월에 임시회를 열어 결정토록 했다. 그래서 총회정치를 ‘즐기는 사람들’은 봄 정기회가 너무 싱겁다고 한다.

그래도 총회임원 출마자를 7월로 정한 것은 정말 고무적인 일이다. 봄 정기회가 끝나고 총회임원 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나면 ‘총회해결사’들은 긴밀하게 움직였다. 후보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 시기에 이모임 저모임 불려 다니며 최소한의 대접이라도 해야 했다. 그런데 이런 모략의 시기를 지난 총회에서 없애 버린 것이다.

거기다 최근 노회 정기회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봄 정기회를 행정적인 요소만 속전속결로 처리하고, 체육대회나 포럼 등을 갖는 노회가 많아지고 있다. 예전과 달리 진부한 내용을 가지고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노회가 적다는 것이다. 그만큼 노회내 정치적 요소가 상당수 사라지는 추세로 볼 수 있다.

또한 요즘 노회원들은 총회총대에 대해서도 그다지 관심이 없다. 모 노회의 경우, 서로 총회총대를 하지 않겠다고 하여 고민이라고 한다. 개인이나 교회에 부과하는 총회총대 분담금 마련도 쉽지 않고, 총회총대로서 메리트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총회는 이제 여러모로 소수자들만 참여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고착화 되고 있는 형국이다.

총회는 당연히 총회산하 전국교회의 권익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헌법에도 “총회는 모든 지교회 및 치리회의 최고회(最高會)”라 정의하고 있다. 총회는 지교회의 보호와 부흥을 최우선으로 추구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부분을 총회는 소홀히 했다. 누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총회의 바른 길을 고민해야 할 때다. 누가 총회임원이 되고, 누가 총회특별위원을 맡느냐에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교회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는 기능으로 총회가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쉬운 말이지만 어렵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총회가 해마다 조금씩이라도 변화되길 앙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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