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목사(대구동막교회)

송기섭 목사(대구동막교회)
송기섭 목사(대구동막교회)

선거철이 되면 항상 등장하는 말들이 있다. 그 가운데 ‘선당후사’(先黨後私)란 말이 자주 회자된다. 이 말은 ‘개인의 안위보다 자신이 속해 있는 당을 먼저 생각한다’, ‘당을 위해서 개인을 희생한다’는 의미이다. 당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을 포기하고, 자신의 의견이 아무리 옳다고 해도 당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이다. 요사이 총회가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많은 위원회가 총회에서 활동했으나, 일부 위원회는 본질에서 벗어나 정치적인 집단으로 변질되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제103회 총회 이후 총회 상비부가 각자의 위치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다행이다. 오랜 관행과 습성 때문에 비효율적으로 진행되었던 총회도 이제는 정상궤도에 접어드는 단계이며, 원활하고 효율적인 회의 진행을 위해 정치부의 세분화도 의논하고 있다. 다시 말해 회의만을 위한 소모적인 총회가 아니라 교회를 살리는 생산적 총회가 되어가고 있다. 또한 누군가의 입김이나 압력으로 작동하지 않고, 공정한 관리체계 속에서 총장선거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가고 있다. 과거 총회의 정치는 내가 살아야 한다는 논리로 인해서 교회도, 노회도, 총회도 죽어가는 상황이 종종 벌어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납골당으로 인해서 얼마나 총회가 소모적인 정쟁과 재정적인 손해를 보고 있는가?

총회는 대의정치(代議政治)다. 총회는 한국교회의 성도들이 다 모일 수 없기에, 교회의 대표와 교인의 대표들을 총회의 총대로 뽑아서 교회와 성도들을 대표하여 정치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 생각, 내 뜻보다도 교회와 성도의 뜻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대의정치다. 대표로 뽑혔다면 대의정치(大義政治)를 해야 한다. 대의(大義)를 가지고, 하나님, 총회, 노회, 교회, 성도들을 위하는 대의명분을 분명히 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도, 총회도, 노회도, 교회도, 성도들도 살게 된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고전 10:23~24),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는 말씀처럼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해도 자기 유익이 아니라 남의 유익을 구하고,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해도 덕을 세우고, 하나님의 영광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대의정치(大義政治)가 아니겠는가? 그것이 바로 대의정치(代議政治)일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옹달샘에 예쁜 붕어 두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이 두 마리의 붕어는 서로 사이가 나빠서 물어뜯고 싸웠다. 그 이유가 먹이 때문이었다. ‘저 놈만 아니면 맛있는 먹이를 나 혼자 먹을 수 있는데 저 놈 때문에 내 먹이가 적어진단 말이야.’

결국 그렇게 싸우다가 약한 붕어 한 마리가 죽고 말았다. 죽은 붕어가 물 속에 가라앉자, 그 살이 썩어서 옹달샘이 더러워졌다. 싸움에 이겨 혼자서 먹이를 독차지하고 잘 살 줄 알았던 힘센 붕어도 물이 더러워져 결국 죽고 말았다. 그래서 그 옹달샘에는 지금도 더러운 물만 고여있고 아무 것도 살지 않는다고 한다.

아생교회사(我生敎會死) 아사교회생(我死敎會生). ‘내가 살면 교회가 죽고, 내가 죽으면 교회가 산다’는 말이 요사이 자주 생각 속에 떠오르고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다. 점점 총회가 새로워져가는 가운데 우리 모든 교회와 노회의 대표들이 총회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분열보다는 화합하고, 다투기보다는 협상하고, 내가 잘되고 내 교회, 내 노회가 잘되기 보다는 총회가, 하나님이 잘되는 쪽으로 생각하고 희생해야 한다. 정말로 선총후사(先總後私)해야 한다. 총대 개개인, 교회, 노회보다도 총회를 먼저 생각함으로 총회를 살려야 교회도, 노회도 살아날 것이다.

끝으로 예수님께서 더 높은 자리욕심으로 다투며 싸우던 제자들에게 진정한 제자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말해주지 않았는가?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막 8:34) 이 말씀처럼 예수님을 따르되 자기부인 없이, 자기 십자가 지지 않는 자가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말로 새롭게 회복되는 총회의 이 흐름을 어느 누구도 막아서는 안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이야 말로 총회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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