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지역 10개 작은 교회 연합, 선교사 파송하다
공주지역 10개 작은 교회 연합, 선교사 파송하다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04.0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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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성도 10~20명 규모의 미자립 … 묵상모임 통해 ‘공동파송’ 비전 함께 이뤄나가
“선교비 부담 크지만 사명 실천 기쁨 커” … KWMA, ‘선교모범교회’ 현판 수여로 격려

지난해 4월 충남 공주시 복된교회(김영주 목사)에서는 뜻깊은 선교사 파송식이 열렸다. 여느 선교사 파송식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한 시간이었는데, 특별히 이날 파송식이 남달랐던 것은 선교사를 파송한 주체가 작은 미자립교회들이었기 때문이다. 경신교회(김종구 목사) 복된교회(김영주 목사) 복있는교회(오경봉 목사) 사랑교회(문창성 목사) 새생명교회(이요셉 목사) 세미교회(박운섭 목사) 주영광교회(이천석 목사) 참좋은교회(김진인 목사) 초봉교회(이인희 목사) 합당한교회(성대용 목사) 등 10개 교회 교인들은 아시아 P국으로 파송되는 브살렐(가명) 선교사(GO선교회)가 그 땅 가운데 귀한 복음의 밀알이 되길 기원했다.

브살렐 선교사를 파송한 10개 교회 목회자들은 매주 금요일 공주시 복된교회에 모여 성경묵상 시간을 갖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김진인 박운섭 오경봉 이인희 김영주 성대용 김종구 목사.
브살렐 선교사를 파송한 10개 교회 목회자들은 매주 금요일 공주시 복된교회에 모여 성경묵상 시간을 갖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김진인 박운섭 오경봉 이인희 김영주 성대용 김종구 목사.

한두 교회, 혹은 서너 교회들이 힘을 합쳐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작은 미자립교회들이 연합해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은 드물다. 교회 자립이 어려운 상황에서 빠듯한 교회 재정을 아껴 선교사를 후원하는 것은 어지간한 각오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종구 목사(경신교회)는 “지상명령인 선교는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다. 교회의 본질을 잊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후원하려 한다”며 선교사를 파송한 감회를 전했다.

10개 교회들 중 대부분은 공주에 위치해 있지만, 논산과 세종에 위치한 교회도 있다. 교단도 예장합동을 비롯해 예장통합, 합신, 침례교 등 다양하다. 공통점이 있다면, 대부분 성도수가 십여 명 안팎의 작은 교회들이라는 점. 이렇듯 지역과 교단이 다른 작은 교회들이 한데 연합할 수 있었던 계기는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주대학교에서 전도를 하던 목회자들과 별도로 성경묵상 모임을 하던 목회자들이 매주 금요일 ‘매일성경’ 큐티책으로 함께 묵상모임을 시작한 것이다.

그 무렵 참좋은교회(김진인 목사)에 선교사 훈련 중이었던 브살렐 선교사가 출석하기 시작했다. 브살렐 선교사는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로 2년가량 아프리카에서 사역하다, 재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진인 목사는 브살렐 선교사와 교제하는 가운데, 참좋은교회 혼자 힘으로는 파송이 어렵지만, 여러 교회들이 연합하면 파송할 수 있겠다 싶었다. 묵상모임에서 총무 역할을 맡고 있는 김 목사는 기도하는 가운데 묵상모임에서 브살렐 선교사 이야기를 전하고, 주님의 지상명령 성취에 함께 동역하자고 권면했다. 김 목사의 이야기에 다른 목사들은 영적인 부담감을 느꼈고, 함께 공동파송 교회가 되기로 결심했다.

작은 교회들인만큼 매월 선교비를 보내는 일은 큰 부담이었다. 이에 목회자들은 선교비는 일정 금액을 정하는 대신, 부담이 안 되는 정도에서 자발적으로 내도록 했다. 모아진 선교비는 합계만 공유하고, 어느 교회가 얼마를 내는지는 공개를 하지 않아 최대한 교회들이 부담이 없도록 했다. 김영주 목사(복된교회)는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자고 했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해서 조금씩 선교비를 늘려가려 한다”고 말했다.

세미교회는 일년 단위로 선교비를 내기로 했다. 박운섭 목사는 “매월 선교비를 내는 것은 부담이 돼서, 십일조를 모아 일 년 단위로 선교비를 보내고 있다. 목돈을 보내면 선교사님이 그동안 못했던 일을 할 수도 있고,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선교사 파송은 교회들에게 선교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인희 목사(초봉교회)는 “주보에 선교사님 이름을 올리고, 예배 때마다 온 성도가 합심해 기도한다. 선교사를 파송한 후부터 선교헌금도 늘고, 직접 선교사로 나가고 싶다는 교인도 생겼다”고 말했다. 오경봉 목사(복있는교회)는 “P국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뉴스에서 P국 이야기만 나와도 관심이 가고 기도하게 된다”며 “선교사님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미자립교회들이 힘을 모아 선교사를 파송했다는 이야기는 선교계에도 알려져, 최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이들 교회들에게 선교모범교회 현판을 수여하고 격려했다. KWMA는 “중대형교회만 선교에 참여할 수 있다는 선입견을 깨뜨리고 전체 성도가 열 명이 안 되는 작은 교회들이 복음에 빚진 마음으로 함께 했다는 사실이 큰 모범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브살렐 선교사는 격주에 한 번씩 선교지 소식을 보내온다. 파송교회 목사들은 금요일 성경묵상 모임에서 브살렐 선교사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교회에서도 성도들과 함께 기도 시간을 갖는다. 기회가 된다면 별도로 재정을 모아 선교지를 한 번 방문하고픈 소망도 있다.

김진인 목사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은 교회 크기와 상관없이 누구나 감당해야 할 사명”이라며 “작은 교회들이지만 선교 사명을 감당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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