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회서 ‘이단성 없다’ 보고 받아 … 전문가 “이단해제는 교단이 하는 것”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전광훈 목사·이하 한기총)가 졸속 검증 끝에 사랑하는교회 변승우 씨를 영입했다. 변 씨는 예장합동이 참여금지를 결의하는 등 대다수 교단들이 이단성이 있다고 판단한 인물이다. 한기총은 3월 11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임원회를 열고, 변 씨가 이단성이 없다는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오재조 목사)의 보고를 받았다.

지난 3월 4일 전광훈 목사는 임원회에 변승우 씨를 불러 소개했으며, 윤리위원회와 실사위원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 영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이틀 만인 6일, 별다른 재조사 없이 변 씨가 이단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이후 안팎으로 논란이 커지자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유동근 목사와 관련 보고서를 제출한 정동섭 교수가 사과 성명을 내고 사퇴하면서 이단 해제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전광훈 목사는 9일 오재조 목사를 새로운 위원장으로 세우고, 자신이 섬기는 사랑제일교회에서 회의를 개최하며 끝내 변승우 씨에게 면죄부를 줬다. 이날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몇몇 개신교 교회 목회자들과 일부 언론들이 변승우 목사에 대하여 이단성을 주장했으나 조사한 결과 그들이 일으킨 조작으로 확인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한기총이 예장합동을 비롯한 9개 교단들이 이단 논란이 있다고 규정한 변승우 씨를 영입했다.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왼쪽)가 변 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기총이 예장합동을 비롯한 9개 교단들이 이단 논란이 있다고 규정한 변승우 씨를 영입했다.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왼쪽)가 변 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11일 임원회에서 전광훈 목사는 “변승우 목사 이단 해제는 길자연 목사님이 대표회장에 있을 당시 임원회를 통과했고 실행위에서 부결된 사항이다. 길 목사님이 이것에 짐을 가지고 계셔서 바로 실행위에서 통과시켰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처음부터 절차를 지켜서 시비를 못 걸게 하려고 조사를 맡겼다”고 말했다. 이어 “불순한 이단연구소들이 괜히 일 잘하는 사람 뒤통수를 쳐서 돈을 뜯어내려 한다. 사과 성명을 낸 정동섭 교수도 이단”이라며 “한기총의 권위로 이대위에 그 분들을 불러서 점검할 것”이라고 큰 소리를 쳤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 진용식 목사는 “현재 변승우 씨에 이단 논란이 있다고 규정한 교단만 예장합동을 비롯해 9개”라며 “이단 해제는 결의한 교단이 해야 한다. 연합기관이 이단을 해제할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도들이 미혹당하지 않도록 이단으로 규정한 교단들이 결의를 재확인 한다고 발표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예장합동 이단대책위원장 이종철 목사는 “현재 변승우 씨에 대한 헌의안 등이 올라온 것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 교단의 결의를 재심하거나 번복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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